삼성, 450조 투자 발표…파운드리 강화 의지

韓, 글로벌팹리스 1%…OSAT 선두기업 없어

최근 삼성이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생태계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점쳐져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가 위치한 대만의 경우 파운드리의 산업의 전후 기업 생태계 역시 글로벌 선두권이다. 이를 따라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지적된다.

지난 23일 삼성은 미래 성장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삼성의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1등 도약으로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패키징, 테스트 등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내세운 데는 ‘파운드리에만 집중해선 실제로 파운드리 사업을 키울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템반도체는 이를 디자인하는 디자인하우스, 설계하는 팹리스와 이후 이에 대한 위탁생산을 맡는 파운드리, 그 다음 공정을 마무리하는 후공정(OSAT) 기업들을 거치는 생태계를 통해 완성된다.

국내시장은 이같은 기업 생태계 구축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시스템반도체 비중도 높지 않은 데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로 시야를 좁혀보면, 지난해 기준(IC인사이츠 자료) 비중이 단 1%에 불과하다.

TSMC가 위치한 대만의 경우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경쟁력 역시 강화됐단 분석이 나온다. TSMC는 중소 반도체 설계 지적재산권(IP)을 만드는 회사들을 끌어안는 각종 연합체를 만들며, 반도체 설계 포트폴리오를 방대하게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비슷한 형태의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SAFE)’를 만들었지만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또 대만은 정부 차원에서도 파운드리 생태계 지원에 나서고 있다. 1987년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이 회사를 세울 때부터 대만 정부가 출자 형태로 자금을 대줬다. 자국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한 결과, 최근 대만의 미디어텍은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평가받던 미국의 퀄컴을 앞지르는 글로벌 1위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대만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를 중심으로 OSAT 기업들 역시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글로벌 OSAT 순위(2021년 3분기 기준)에 따르면 6개의 대만 업체가 톱10에 포함됐다. ASE(1위), SPIL(4위), PTI(5위), KYEC(8위), 칩모스(9위), 칩본드(10위) 등이다. 한국 업체는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뒤처진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같이 정부차원의 정책 지원 역시 기업 투자와 동반돼야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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