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는 유럽 대표 항구도시이자 축구선수 손흥민이 뛰었던 축구클럽, 록밴드 ‘비틀스’의 도시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일 대표 전기차도시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2020년 함부르크의 전기차 비중은 1.8%(독일 전역 평균 1.1%)로, 독일에서 가장 높다. 함부르크 도로에 있는 전체 차량 100대 중 2대는 이미 전기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공용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 함부르크 내 전기차 충전소는 2021년 5월 기준으로 총 1214곳이다.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이는 독일에서 3번째로 많은 수치로, 1위 베를린(1799곳), 2위 뮌헨(1327곳)의 뒤를 잇는다. 베를린은 인구가 가장 많은(375만명) 독일의 수도이고 뮌헨은 BMW 본사 등이 있는 자동차산업중심의 도시임을 고려하면 인구·산업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은데도 충전 인프라를 가장 잘 구축한 셈이다. 나아가 함부르크 주정부는 2025년까지 2000곳 이상의 공용 충전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부르크가 이처럼 전기차 대표 도시로 떠오른 배경에는 ‘함부르크 전기차량의 개방적 충전 인프라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자리 잡고 있다. 함부르크 주정부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전기차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목표 아래 민·관 협력을 추진해오고 있다.
마스터플랜에는 ▷충전소 건설·운영은 주(州)영 기업 슈트롬네츠 함부르크 담당 ▷전기차 모델과 무관하게 모든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표준 충전 규격 도입 ▷스마트폰 앱 결제 시스템 구축 ▷충전소 위치 및 사용 가능 여부 실시간 체크 앱 개발 등 이용자 친화적인 계획이 담겨 있다.
전기차 운행자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도 제공한다. 독일 최초로 2015년 11월부터 도시 내 모든 주차비를 면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유차 규제는 강화하고 있다. 2018년 5월부터 노후 경유차의 통행을 금지시켰고 이 또한 독일 최초로 시행되어 다른 도시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옌스 케어스탄(Jens Kerstan) 함부르크주정부 환경부 장관은 “함부르크는 산업도시면서도 항구가 도심에 위치한 특이한 구조를 가졌다”며 “따라서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탄소배출을 어떻게 줄일지가 가장 큰 이슈인데 전기차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함부르크가 친환경 도모를 위해 자동차산업부터 일찍 관심을 가진 이유다.
이처럼 한국도 전기차 시대 도래를 외치지만 2020년 기준 서울시 전기차 충전소는 총 8387곳에 불과하다. 인구 1000만명의 메가폴리스(megapolis)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대세인 지금 친환경은 물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전기 발전 비용절감 등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함부르크식 전기차 도시 구축 모델’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태현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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