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나고 자란 스키 선수 ‘에일린 구’

中 귀화 후 베이징올림픽 출전 3관왕

CF로 1200억 번 뒤 학업 위해 미국행

[루이싱 커피]
[루이싱 커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로 출전해 3관왕을 기록하며 CF여제로 떠오른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에일린 구가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에 선을 긋는 듯한 인사말을 남기고 미국행을 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에일린 구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에 “고마워요 중국”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에일린 구는 올림픽 때부터 대회가 끝나면 모교인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갈 계획임을 밝혀온 만큼 그의 미국행이 놀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해당 게시물에서 그가 중국을 ‘조국’이 아닌 ‘중국’으로 지칭한 데서 불거졌다. 그를 자랑스러운 중국인으로 생각했던 중국 누리꾼들이 이 대목에서 에일린 구를 완벽한 타자로 느끼고 당혹감을 표출한 것.

[에일린 구 웨이보]
[에일린 구 웨이보]

그간 에일린 구의 정체성을 둘러싼 중국의 관심이 집요했던 만큼 해당 게시물이 풍긴 ‘뉘앙스’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성장하며, 미국 환경에서 스키를 배운 선수가 중국으로 귀화했다는 점은 그녀를 CF스타로 만드는 중요한 셀링 포인트가 됐기 때문. 실제로 에일린 구는 올림픽 기간을 전후로 한 짧은 시간동안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인 티파니앤코를 비롯해 현지 브랜드 광고까지 가리지 않고 촬영하며 약 1200억원을 바짝 벌었다. 광고계약을 맺은 업체는 24개 브랜드에 달한다.

에일린 구. [연합]
에일린 구. [연합]

그러나 에일린 구의 정체성은 오히려 미국에 있다. 그는 올림픽 기간 중 언론 인터뷰에서 “내 시간의 25∼30%를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다” “나는 중국인이자 미국인이라고 느낀다” 등의 발언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중국’ 한쪽에만 방점이 찍히는 것을 경계해왔다. 그는 실제로도 인생의 70%는 미국에서 미국 문화 아래 보냈다. 중국 국적을 획득한 뒤에도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중국의 열렬한 호응을 뒤로 하고 에일린 구는 현재 미국에 있다. “나는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이고 미국에 머물 땐 미국인”라는 그의 과거 발언에 비춰보면 중국을 떠난 에일린 구는 현재 ‘미국인’인 셈이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