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의 요건인 ‘적극적 반성’ 보이지 않아”
이은해·조현수, 살인혐의 적극 회피 중
우리은행 횡령 피의자, 진술 완강 거부
경찰, ‘우리은행 횡령’ 문서 위조 정황 포착
[헤럴드경제=채상우·강승연 기자]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조현수와 ‘우리은행 횡령사건’ 피의자의 공통점은 감형을 노린 ‘자수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반성이 없는 ‘전략적 자수’로 분석되는 그들의 자수를 법원이 받아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법조계는 자수 시도를 한 이들의 감형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의 조건 중 하나인 ‘적극적 반성’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좁혀오는 수사망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수를 택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신철규 변호사는 “단순히 수사기관에 제 발로 찾아간다고 해서 모두 자수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수 후에 그들이 적극적인 반성을 했는지 등을 봐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혐의를 회피하는 등 반성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수사경찰도 “이은해와 조현수, 우리은행 횡령 피의자는 스스로 자수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를 자수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형법 제52조 ‘자수·자복’ 조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에는 형량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죄를 뉘우치지 않는 피고인에게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다. 1994년 대법원은 자수를 이유로 형이 감경된 강간치상죄 피고인이 진정한 자수를 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에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은해·조현수는 체포 이후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가, 구속된 이후에는 태도를 바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조명한 SBS 시사교양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도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이은해가 자수 계획을 꼼꼼하게 세웠다는 정황을 제기했다. 감형을 위해 자수와 언론 플레이를 시도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이다.
61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 A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을 모두 날렸다’고 진술한 것 외에는 어떠한 조사에도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금 몰수·추징에 혼선을 줌과 동시에 혐의를 밝혀내는 데는 협조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A씨가 은행 내부 문서를 위조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과 A씨, 공범인 A씨 친동생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허위 문서로 의심되는 자료를 발견했다.
A씨는 2012년과 2015년 각각 173억원과 148억원을 수표로 빼냈고, 2018년에는 293억원을 이체 방식으로 빼돌린 뒤 해당 계좌를 아예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런 식으로 614억5000여 만원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은행 내부문서를 위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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