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에 고통받는 완치자들
코로나19 누적 확진 1309만명
약 1140만명 후유증에 시달려
“일상생활도 사회적응도 힘들어”
정부 뒤늦게 롱코비드 조사 착수
#1. 경기 지역에 위치한 경비·보안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정모(31)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가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무기력증과 가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씨는 “직업 특성상 외근이 많은데, 몸이 아프니 업무를 수행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2. 직장인 김모(29) 씨도 코로나19 격리 이후에도 계속되는 기침과 두통에 시달렸다. 동네 병원에 갔다가 폐렴 소견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지금 기침약이 없다”며 항생제 등 대체약을 처방했다. 김씨는 “기침을 많이 해 목도 아프고 코로나19에 재감염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격리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일상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른바 ‘완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후유증을 해결할 기침약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민들은 시름하고 있다.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장기 후유증)’라고 불리는 사회적 문제에 정부는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만743명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1309만5631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실제 코로나19를 경험한 시민이 국민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후유증은 기침부터 두통·탈모·호흡곤란·인지장애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기침·두통·발열이 지속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하며,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후유증은 보통 1~2개월 동안 지속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해 코로나19 완치자 47명의 후유증에 대해 연구한 결과 완치 후 한번이라도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87.2%로 나타났다. 현재 누적 확진자 수를 대입하면 약 1140만명이 후유증을 경험했거나 겪고 있는 셈이다. 후유증은 ▷피로감 57.4% ▷운동 시 호흡곤란 40.4% ▷탈모 38.3% ▷가래 2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후유증을 겪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면서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생활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소속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최모 씨는 “무기력증과 두통이 심해 업무에도 차질이 있을 뿐 아니라 육아를 하는 데도 두 배로 힘이 들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는 상태가 오래됐다”고 토로했다.
후유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기침약 품귀 현상도 일어났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마저 생긴 것이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코대원시럽 등 기침가래약에 대한 처방이 많이 늘었다”며 “큰 병원이라 아직 수급에 차질은 없지만 1차 의료기관 등에서는 수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면진료를 확대해 환자들이 초기에 병세를 완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시급하다”며 “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후유증이 많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후유증이 향후에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다. 주부 김모(35) 씨는 “이제 한 살 된 아이가 코로나에 걸렸다. 감염 사실도 속상하지만 후유증이 나중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몰라 걱정이 된다”며 “불확실한 정보가 인터넷에 쏟아지다 보니 불안감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제서야 코로나19 후유증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이 코로나19 초기부터 후유증 임상연구를 시작한 것과 대비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20% 넘는 인구가 감염됐다”며 “오미크론 확진 이후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