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작품 속 남자 주인공이 해외 바이어에게 김치 완제품을 소개한다. ‘한국의 전통 음식’이라 강조하며 옹기 모양의 포장 용기 기능을 설명한다. 만두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두고는 “패키지 표기는 영어로 ‘만두(MANDU)’로 하자”며 “한글 이미지를 살리자”고 말한다.
SBS 드라마 ‘사내맞선’ 중 한 장면이다. PPL(제품 간접 광고)를 향한 비판이 높은 와중에 누리꾼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이 큰 상황에서 시류를 잘 파악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후문이다.
해당 브랜드가 지불한 비용은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친 PPL은 방송 몰입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꼽히지만, 관련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15~30초 노출에 수천만원은 기본이다.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 유튜브 등 매체가 다양화되면서 광고 종류와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 PPL 분석 업체 ‘콘케이브(Concave Branding trackin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영화 상위 50편에는 1200개 이상의 브랜드가 등장하거나 언급됐다. 가장 많은 광고 효과를 거둔 영화는 지난해 7월 개봉한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였다. 농구계 스타 르브론 제임스이 주연을 맡았고, 마이클 조던이 카메오로 등장한 농구 영화다. 나이키는 이 영화로 무려 1150억원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에서는 PPL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과하지 않은 PPL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앞서 언급된 ‘사내맞선’ 속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이 대표적이다. 작품의 흐름을 망치지 않는 선에서는 콘텐츠와 광고주 모두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PPL에 드는 비용은 상상초월이다. 정식 협찬 뿐 아니라, 짧은 노출에도 수천만원의 광고료가 든다. 인기 지상파 예능에서 출연자가 15~30초 사용하는 경우, 3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채널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콘텐츠 제작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최 모(30)씨는 “물품과 노출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소위 ‘잘 나가는’ 유튜브 채널 협찬 비용은 최대 1억원에 달한다”며 “단순 브랜드명 노출도 1000만원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명 크리에이터·채널 소속사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내부 문건 유출로, ‘브랜디드 콘텐츠’ 편당 단가가 최대 6000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마케팅 효과가 크다보니 ‘PPL 청정지’로 알려진 넷플릭스도 우회적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대가 없이 특정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대신, 콘텐츠 홍보를 맡기는 식이다. 애플도 자사 OTT 플랫폼 ‘애플tv+’를 통해 아이패드 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총 74개 에피소드의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1분당 1.24개의 애플 제품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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