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슈뢰더 모스크바 찾아 종전 중재 타진 보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한 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한 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계 은퇴 후 대(對) 러시아 로비스트로 뛰고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77) 전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정전 협상의 막후 중재자 역할로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사민당 소속 슈뢰더 전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이전 독일을 7년 간 이끌며 푸틴 대통령과 교분을 쌓아 막역한 사이가 된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노르트 스트림 주관사의 이사로도 재직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는 독일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조우하는 순간들. [빌트 유튜브채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조우하는 순간들. [빌트 유튜브채널]

둘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 지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의 출구 전략을 모색했을 수도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모스크바 방문 때 러시아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들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빌트는 슈뢰더 전 총리가 영국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몰래 만나 수시간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로모비치는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자산이 동결돼 있다. 그는 첼시를 매각해 매각 자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 지원에 쓰겠다고 밝혔으나 자산이 압류되는 바람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푸틴 대통령 보좌관이자 강경론자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전 문화부 장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메딘스키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초기 협상에 나선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핵심 인사다.

슈뢰더 전 총리가 정전을 중재했다면 어떤 논리를 폈는 지, 어떤 성과가 나오고 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 보다 친러시아 인사인 슈뢰더 전 총리를 더 신뢰한다는 점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설득력이 더 먹혀들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슈뢰더 전 총리에게 중재를 부탁했다고 그의 배우자가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침공 초기에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제재 강도를 낮추라고 서방 지도자들에게 촉구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