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출범 후 첫 직권조사 결정
1965~1972년 귀환 선원 대상
459척 납북됐지만 접수 50건뿐
“두려워 접수못한 피해자도 조사”
“무너진 공권력에 대한 신뢰 회복 의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가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대규모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2020년 12월 2기 진실화해위 출범 후 첫 직권조사 결정이다.
이번 직권조사는 1965~1972년 귀환한 선원 중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된 39건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조사 대상은 총 982명(109척)이다. 이 같은 조사 규모는 1·2기를 통틀어 최대 수준이라고 진실화해위는 설명했다.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사건은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치되거나 귀항 도중 안개 등으로 인해 방향을 잃고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 수일에서 수년까지 머물다 귀환한 어부들이 불법적 수사를 받고 국가보안법·반공법·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사건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납북귀환어부들이 군,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심문반에 의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심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처벌 이후에도 길게는 수년 동안 수사기관의 사찰을 받고, 가족까지 피해를 입기도 했다.
1954~1987년 4월까지 납북된 어선은 459척으로 선원은 3600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실화해위에 신청 접수된 관련 사건은 50건에 그쳐, 직권조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직권조사는 그동안 또 다른 피해를 입을 까봐 두려워서 혹은 신청 절차를 몰라서 접수하지 못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기 발생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 무너진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킨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또 다른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은 “2기 출범 후 첫 직권조사 개시 결정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분단과 반공 체제의 희생자인 납북귀환어부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화해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기 진실화해위가 수집한 국가보안법·반공법·수산업법 위반 판결문에 따르면, 납북귀환어부 관련 사건은 200건, 피고인 수는 1325명에 달한다. 1기 진실화해위는 7건의 직권조사를 포함해 총 17건의 납북귀환어부 사건을 진실 규명했다.
2기에서는 이달까지 50건의 진실규명 신청을 접수한 후, 지난 8일 건설호(1건)·풍성호(3건)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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