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부산을 시작으로 광주와 천안 등 전국적으로 49층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면 인구 1000만이 모여사는 수도 서울에서는 최근 만들어진 아파트도 35층이 대부분이다. 일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에서 60층이 넘는 설계안을 그리기도 하지만 실행 가능성은 아직도 미지수다.

서울은 35층, 지방은 49층, 획일적인 아파트 왜? [부동산360]
고층 아파트가 위치한 부산 해운대 모습 [연합]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로 123층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부산의 엘시티가 101층, 또 부산의 두산위브더제니스가 80층 등이다.

가장 높은 빌딩은 서울에 있지만, 고층 주거용 아파트는 대부분 부산과 천안, 경기도에 위치했다. 해운대 바닷가에 위치한 엘시티와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산의 더샵유, 해운대 아이파크 등은 모두 60층을 넘는다. 경기도 부천 리센시아 중동, 충남 천안의 펜타포트, 경기도 화성의 메타폴리스 등도 초고층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 역시 59층 높이의 수성 범어W가 공사 중이다.

반면 서울의 경우 오래 전에 만든 타워펠리스가 아직도 가장 높은 아파트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 만든 한강 수변 인접부 15층, 일반주거지역 제3종 35층 이하 높이 규제 때문이다. 이후 만들어진 수 많은 아파트 모두 이 규제를 적용 받았다. 주택 공급 부족 속에서도 지방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초고층 아파트를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유다.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 대부분은 49층이다. 기술적으로는 50층을 넘어 60층, 70층 아파트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50층을 넘을 경우 더해지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획일적으로 49층 아파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은 35층, 지방은 49층, 획일적인 아파트 왜? [부동산360]
잠실 롯데타워. [사진=123rf]

실제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뚝섬 부영 호텔 아파트,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설 주상복합건물, e편한 세상 일산 어반 스카이 등 건축이 계획된 상당수 아파트들은 49층이다.

49층의 비법은 건축법에 있다. 49층 이하 높이 200m 미만은 준초고층,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은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된다. 그리고 건축법 시행령은 화재사고를 대비해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에서는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을 만들도록 했다.

반면 30층 이상 49층 이하 건물은 1.5m 넓이의 직통계단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피난안전 구역을 별도로 두지 않아도 된다. 49층에서 1개 층이 높아지면 1개 층 높이에 해당하는 공간을 비워둬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를 만들 경우, 49층 높이 아파트와 비교해 건설비가 최고 1.5배 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안전공간 확보 뿐 아니라, 테러와 지진 등에 대비한 심의와 인허가 절차 역시 추가되면서 비용 역시 급증한다는 의미다.

“화려한 건물도 좋지만 일상의 공간부터 정성스럽게 만들어야죠”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