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서민민생대책위가 낸 헌소 적법요건 검토
“피의사실 공표 빌미, 권력형 수사 보도 봉쇄”
“깜깜이 수사로 사건 축소, 언론자유 침해 위헌”
‘포토라인 금지’ 헌소, 접수 후 2년 간 심리중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권력수사의 방패막이로 쓰이고 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검찰 ‘깜깜이 수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 위헌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 결론을 낸 적은 아직 없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4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은 헌재가 9인 재판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할 것인지를 두고 적법요건 검토 중이다. 헌재법은 사건이 접수된 뒤 지정재판부 3명의 재판관이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9인의 전원재판부에 회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원재판부에서도 각하 결정이 나올 수 있긴 하지만, 일단 회부되면 실질적인 위헌 여부 심리가 시작된다.
앞서 서민민생대책위는 지난 15일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이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형사사건의 공개금지를 원칙적으로 규정한 4조를 비롯해, 기소 전 공개를 금지한 5조, 기소 후 제한적 공개를 허용한 6조 등을 특히 문제삼았다. 또 검찰 수사가 외부에 알려진 경우 인권보호관이 진상조사에 착수하도록 한 32조의2도 심판 대상 조항에 포함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에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피의사실 공표를 빌미로 권력형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원천 봉쇄하는 위헌적 규정”이라며 “형사사건은 사건 관계자나 변호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언론에 보도되는데, 수사팀에 의해 유출됐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상당한 의심만으로 내사까지 허용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사팀에 엄청난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사건관계자나 변호인이 고의로 언론에 유출한 후 수사팀이 유출한 것이라 주장해 수사가 사실상 중단되고 내사가 진행된다면 심각한 수사방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되는 형사사건은 대부분 권력형 비리 사건인데, 이 규정들은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의 방패막이로 활용되고 있고 검찰은 깜깜이 수사를 통해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검찰 수사와 공보 관행 개선을 이유로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도입 전부터 검찰의 깜깜이 수사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시행 이후 친 정권 인사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은 알기 어려워진 반면, 어떤 사안에선 피의사실이 선별적으로 알려지기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헌재에는 2년 전 다른 시민단체가 제기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헌법소원도 계류 중이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2020년 3월 “포토라인을 금지한 28조 2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 규정은 ‘사건관계인의 출석, 조사, 압수수색, 체포·구속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이나 그 밖의 제3자의 촬영·녹화·중계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사준모가 제기한 사건은 2020년 4월 전원재판부에 회부됐으나 2년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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