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편의점·약국 판매 나흘째에도 품귀 여전

시민들 “한 번 할 때 최대한 많이 사려는데…”

일부에선 “쟁여놔야” vs “값 떨어져” 논쟁도

전문가들 “자가키트는 어디까지나 가정용”

선별진료소 PCR검사 진행이 맞다는 얘기도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 있는 한 약국 입구. 김영철 기자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 있는 한 약국 입구.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정부가 지난 1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자가진단키트 판매가 약국과 편의점으로 모여지고, 지난 15일부터 한 달간 가격을 1회분당 6000원으로 정했지만 매장별로 키트가 순식간에 팔려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편의점과 약국을 돌아다니며 자가진단키트를 최대한 많이 사려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지난 이틀 사이 가격이 또다시 변동된 것을 두고 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매를 미루는 이도 있었다.

나흘째인 16일에도 키트가 품절되는 매장이 속출했다. 이날 헤럴드경제가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에 있는 약국 15곳을 둘러봤더니 이 중 5곳만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었고, 나머지 매장에는 출입문마다 ‘자가진단키트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종로5가에 있는 한 약국 약사는 이날 “자가진단키트 40개가 들어와 5개들이로 묶음 판매했음에도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모두 팔렸다”며 “추가 물품이 들어오기 전까진 판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 하루 확진 9만명을 돌파한 날, 여전히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파는 자가진단키트는 품귀난입니다. 사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선 자가진단키트 물량을 확보하고 잘 준비했다고 한결같이 얘기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와중에 약국·편의점을 전전하며 자가진단키트를 쟁여놓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주 의심 증상이 생기지도 않을뿐더러 지난 2020년 ‘마스크대란’ 때처럼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며 구매를 미루는 이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오모(63·여) 씨는 지난 주말 자가진단키트 5개를 구입했지만 이날 종로5가 약국거리에서 자가진단키트 5개를 더 샀다고 했다. 오씨는 “이젠 내 주위에서도 흔하지 않게 확진 소식이 들려온다. 자연스레 사람들을 만나고 지내다 보니 미리 여러 개를 사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종로5가 광장시장에 있는 한 종묘사 주인은 가게가 약국 옆에 있음에도 현재까지 자가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해 좌불안석이라고 했다. 해당 가게 주인인 김모(69·여) 씨는 “5개든, 10개든 있는 만큼 살 것”이라며 “일주일 넘게 가게 문을 두드렸지만 그때마다 키트를 구할 수 없었다. 살 수 있을 때 많이 사야겠다”고 말했다.

충분한 설명 없어 사재기 열풍 탓?

반면 지난 일주일간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며 필요한 만큼만 키트를 구매하려는 시민도 있었다. 지난 주말 당시 키트 가격이 8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전날엔 2000원 내려가 장기적으로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심리 때문이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나홍주(27) 씨는 “이미 코로나가 감기처럼 돼서 굳이 키트를 축적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그리고) 가격이 이틀 사이 내려가는 것을 보니 시간이 지나면 더 싸질 것 같아 정말 필요할 때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이지우(21·여) 씨는 “일상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되, 약국·편의점을 돌아다니며 불필요할 정도로 키트를 미리 사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이승헌(28) 씨 역시 “너무 비싸 키트를 대량 구매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서 한 직원이 고객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소분하고 있다. [연합]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서 한 직원이 고객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소분하고 있다. [연합]

약국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같아지면서 편의점에서도 키트가 매진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기자가 강남구 역삼동 일대 편의점 6곳에서 자가진단키트가 있는지를 문의한 결과, 4곳은 조기 품절됐다. 이 일대 편의점의 한 종업원은 “오전 10시쯤 들어온 품목이 한 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며 “(심지어) 키트를 예약하기 위한 문의전화도 여러 차례 왔다”고 설명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낱개 공급하는 것도 한 방법

전문가들은 이전처럼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만 진행하고, 신속항원검사에 사용되는 자가진단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며, 자가진단키트는 말 그대로 가정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위해 사용되는 자가진단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가격을 낮춘다든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낱개를 맞춰 주민에게 공급한다면 약국과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키트를 사지 못하는 현상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시너지영상팀]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