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전 교수와 공모 혐의 대법원에서 확정
딸 논문 저자 등재 대가로 허위 인턴십 증명서 발급
호텔 실습수료증은 업체 이름도 잘못 적어
정경심 동양대 PC 증거인멸 과정 “공모했다” 판단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정경심 전 교수가 사모펀드와 자녀 입시 비리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아직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 전 교수 대법원 판결로 인해 조 전 장관 역시 유죄 선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에서 심리 중이다. 이 재판부 김상연 부장판사가 건강 문제로 6개월간 휴직하면서 재판 지연이 예상된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 초고를 작성하는 주심이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배우자 정 전 교수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재판에서 매우 불리해졌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정 전 교수 1,2심 판결문을 종합하면, 조 전 장관은 딸의 단국대 의데 허위 인턴 체험 확인서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또 아쿠아펠리스 호텔 실습 수료증을 위조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등장한다. 정 교수가 지난해 8월 검찰 압수수색 직전 자택과 동양대 교수연구실 PC와 하드디스크를 빼돌리는 증거인멸 과정에도 공모관계가 인정됐다.
‘스펙 품앗이’로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대가로 서울대 인턴십 확인서 발급
정 전 교수 1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딸 고교 동창 학부형과 ‘스펙 품앗이’를 통해 허위 경력을 만들어냈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 딸은 외국어고 인문계 재학생이었지만, 단국대가 발표한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 재판부는 “조 정 장관의 딸이 단국대 체험 활동을 시작할 무렵 장모 교수와 정경심 교수 사이에 딸을 논문의 저자로 등재하기로 하는 약속이 있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딸은 2008년 12월 11일 단국대가 대한병리학회지에 투고한 논문 작성을 위한 연구원으로 활동하지 않았으며, 논문 작성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결론은 이렇다. 조 전 장관은 단국대 의대 교수인 장씨의 아들 인권활동 인턴과 논문작성을 지도하고,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해줬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대가관계가 있다”며 “정 교수는 조 전 장관과 공모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공익인권법센터장 직인을 보관하고 있던 교직원의 도움을 받아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해줬지만, 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는 이를 허락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 이름도 틀린 허위 실습수료증… 조국 전 장관이 임의로 작성
조국 전 장관의 딸은 2009년 8월1일과 10월 1일 두차례에 걸쳐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십 확인서와 실습수료증을 발급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이 확인서 및 실습 수료증은 모두 조국 전 장관이 그 내용을 임의로 작성한 후 아쿠아펠리스 호텔의 법인 인감을 날인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아쿠아펠리스 호텔 직원들은 정경심 교수 공판에 출석해 조 전 장관의 딸이 인턴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설령 조 전 장관의 딸이 실제 인턴활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습수료증과 인턴십 확인서가 호텔에 의해 작성된 게 아니어서 이 서류들이 허위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봤다.
법원은 “정경심 교수는 조국 전 장관과 실습수료증과 인턴십 확인서를 작성하기로 공모하고, 조국 전 장관이 이 서류들을 작성하는 데 가담했다”며 “딸의 허위 경력이 기재된 서류를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하는 데에도 가담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호텔 이름은 아쿠아‘펠리스’였지만, 조 전 장관의 딸이 발급받았다고 하는 서류에는 아쿠아‘팰리스’로 기재돼 있었다.
압수수색 대비 자택·동양대 PC 은닉 과정에도 조국 전 장관 공모관계 인정
조국 전 장관은 정경심 교수가 동양대 사무실 PC를 빼돌린 증거인멸 혐의에도 등장한다. 정 교수는 2019년 8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자신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와 함께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PC를 반출했다. 이 PC는 김씨의 차량에 보관돼 있다가 검찰에 제출됐다.
법원은 “조국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향후 자신들에 대하여 진행될 수사를 대비해 자택 PC의 저장매체와 동양대 교수연구실 PC를 은닉하기로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 역시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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