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일주일 앞두고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

‘오미크론 공포’에 “고향 가야 하나” 걱정

대응 체계 모호한 수준…자영업자 “한계 상태”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8571명.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꼭 일주일 앞둔 25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가 대폭 증가했다. 백신 접종으로 올해에는 설 연휴를 가족과 보낼 생각을 했던 시민들은 혼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동 자제와 마스크 착용 등 원론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설 승차권 관련 안내문이 표출되고 있다. [연합]
지난 11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설 승차권 관련 안내문이 표출되고 있다. [연합]

명절을 앞둔 직장인들은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오미크론 확산세를 걱정했다. 직장인 이모(36) 씨는 가족들과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설에도 대구에 있는 시댁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이씨는 “이제 코로나도 3년째라 이제는 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미크론 확산세를 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며 “대신 어르신들에게 현금 선물을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접종완료자를 중심으로 예년처럼 명절을 보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이후 네 번째로 맞는 명절인만큼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직장인 석모(35) 씨는 연휴 기간동안 경남 진주에 있는 본가에 다녀올 예정이다. 석씨는 “3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수도권 지역보다 고향 확산세가 적은 편이라 자차를 이용해 다녀올 예정”이라며 “부모님도 백신을 다 맞았는데 안 가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설 귀성객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최대치를 달성할 예정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연휴 하루전인 지난 28일부터 오는 2월 2일까지 엿새 중 하루 평균 8만5000석이 예매됐다. 전체 판매좌석은 51만1000석이다. 지난해 설 연휴 당시 판매된 33만4000석(일평균 6만7000석)이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판매된 48만 4000석(일평균 8만1000석)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코레일 관계자는 “93만석이 팔린 코로나 확산 전 명절보다는 낮으나 현재 감염 우려로 창측 좌석만 판매한 것을 감안할 때 작년보다 판매석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가 안내를 하고 있다. [연합]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가 안내를 하고 있다. [연합]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할 경우 확진자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대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설 연휴가 끝나는 내달 초중순 2만명대로 증가하고, 특별한 방역조치가 없다면 확진자가 앞으로 10만명 이상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설 연휴에 많은 사람이 지역 간에 활발히 이동하고 서로 만나게 된다면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확산 속도에 따라 수만명대 확진자 발생 시기는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다. 오미크론 특성상 델타 변이때와 비교했을 때 위중증 환자 증가세는 낮다. 다만 확진자가 대폭 증가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중증 환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오미크론 대응체계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격리 대상과 기간을 줄이는 등의 오미크론 대책을 내놨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 달째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도 구체적인 대응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창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 공동대표는 “오미크론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달리 낮은 치명률을 가지고 있다는데, 이제는 자영업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영업시간 제한만으로 하던 거리두기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방역패스와 영업제한 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빛나 기자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방역패스와 영업제한 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빛나 기자

정부가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한계 상태에 다다랐다. 자영업자 단체는 대규모 삭발식을 예고한 상황이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이날 오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한다. 이날 코자총은 정부를 규탄하는 집단소송, 집회, 단식투쟁 등 저항운동을 지속 실행할 계획이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지난 2년간 자영업자들은 정부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시위에서 자영업자 단체를 대표한 중대발표를 극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571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전에 가장 확진자 수가 많았던 날은 7848명을 기록한 지난달 15일이었다. 국내 확진자는 8356명, 해외유입 확진자는 215명으로 집계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74만 9979명이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392명, 일일 사망자는 23명이었다. 누적 사망자는 6588명이다. 전날까지 코로나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은 4384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85.4%를 기록했다. 3차 접종(부스터 샷)까지 마친 사람은 2554만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49.8%였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