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진연, 서울시청 건너편에 분향소 기습설치
“코로나 사망자 추모 위해 세워”
중구청 “분향소 방문 후 자진 철거 유도할 것”
청계광장 앞에도 코백회 분향소 이미 세워져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 22일 오후 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단체가 서울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 인도에 합동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하면서 정부의 대처에 불만을 표출하는 시민단체들이 시내 곳곳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모양새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진상규명시민연대(코진연)은 서울시청 건너편인 서울도시건축관 앞에 천막 3개동(각 25㎡), 바로 옆 덕수궁 돌담길 앞에 천막 2개동(각 15㎡)을 각각 설치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로 숨진 누적 사망자가 6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제대로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이들을 위로한다는 의미로 분향소를 만들었다고 했다.
코진연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분향소 개소식을 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현재 유족들로부터 영정 사진을 접수하고 있다. 김두천 코진연 상임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코로나로 인해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분들을 위해 분향소를 만들게 됐다”며 “지난해 11월 서울시청 앞에 일주일 동안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지만 서울시가 허가하지 않았다. 청계광장에도 (분향소 설치를)다시 신청했지만 이 역시 올 1월에 불허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약 400m 떨어진 청계광장에도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들을 기리는 또 다른 분향소가 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지난 12일 설치한 이 분향소는 ▷백신 안전성 재검토 ▷피해보상 전문위원회 심의내용 공개 ▷만 12~17세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방역패스 철회 ▷백신 피해자 특별법 제정 ▷서울시청 광장에 백신 피해자 분향소 설치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두 단체가 분향소를 설치한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 중구청은 이들 단체에 철거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중구청은 이날 오전 코진연이 설치한 합동분양소를 현장 방문한 뒤, 철거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오늘(24일) 오전 코진연 측과 얘기를 나눈 뒤 계고장 등 자진 철거 절차를 안내했다”이라며 “해당 분향소가 도로 위인지 사유지인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현장을 나가서 어느 지점인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진연보다 10일 먼저 분향소를 세운 코백회는 이미 중구청으로부터 계고장을 전달받았다. 김두경 코백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오늘(24일) 오전 중구청에서 철거 안내 차 분향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 불만을 표출하는 단체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장기간 이어진 방역정책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호프연합회 등 25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지난해 9월 16일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인도에 합동 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바 있다. 정부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더불어 온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했던 이 단체는 지난 4~14일 매일 오후 9~12시 영업장에 점등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10개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코자총) 역시 정부에 손실 보상 소급 적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자총은 25일 국회 인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함께 임기 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정부의 대처를 두고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단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방역 지침 등으로 인해 피로도를 감내하던 자영업자들은 물론 백신 접종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에 대한 인내가 극에 달한 것”이라며 “임기 말이 다가오다 보니 현 정부의 질병관리대책에 대해 더 많은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