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인권 운동가
오바마 대통령 때 자유메달 수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고(故) 마야 안젤루가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미국 25센트 주화에 새겨졌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조폐국은 이날 안젤루 이미지가 새겨진 25센트 동전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동전은 좌우로 두 팔을 뻗은 채 상공을 응시하는 안젤루의 옆모습을 담았다. 안젤루가 서있는 배경에는 쭉 뻗은 두 팔만큼 긴 날개를 가진 새와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도 형상화 돼있다. 그녀의 저서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표지에 등장한 새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동전에 새긴 이미지는 안젤루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재무부는 "(동전의 디자인이) 그녀가 살았던 방식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1928년 4월 4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안젤루는 17세 때에 미혼모가 되는 등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그는 1863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 이후 100년 가까이 이어진 차별의 역사를 자서전적 소설인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고발했다. 1969년 발표한 이 소설은 흑인 여성 최초 베스트셀러로 기록됐다.
그는 20세기에 태어난 21세기 여성이었다. 안젤루는 83년의 생애 동안 십 여 개의 직업을 가지며 왕성하게 활동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수필가이자 시인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시낭송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세 번 수상하고 토니상에 노미네이트 된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식당 조리사, 전차 운전기사, 시사잡지 편집인, 비서, 문학 교수, 자동차 정비공 등으로 쉴 새 없이 활약했다.
그는 1959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만나 흑인 인권운동에 지도자로 동참했다.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 당시 축사를 낭송하고,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민상 가운데 가장 큰 영예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5월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 조폐국은 동전 뒷면에 자국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들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새겨넣는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향후 4년 간 다른 여성 인물들을 추가해 20가지 이상의 25센트 동전을 발행할 방침이다. 동전의 앞면은 여전히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 흉상이 장식한다.
25센트 동전 뒷면에 새겨질 여성으로는 미국 최초 여성 우주인 샐리 라이드, 인디언 체로키 부족 사상 최초로 여성 족장을 지낸 윌마 맨킬러 등도 포함됐다.
관련 법안을 발의해 조폐국의 정책 시행을 이뤄낸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미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발행된 25센트 동전은 미국인들이 흑인 여성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안젤루의 저서들과 시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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