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용인·고양·창원 ‘불완전’ 출발

택지개발지구 지정 등 자체 해결

신규사업 정부와 직접 교섭 가능

지방분권법 국회에 묶여 한계

지방일관이양법 제출도 불투명

경기도 고양·수원·용인시와 경남도 창원시 등 4개 도시가 13일 특례시로 승격을 앞두고 있다. 명칭이 ‘○○시’에서 ‘○○특례시’로 바뀐다. 특별시와 광역시·도, 제주특별자치도 등에서 특례시라는 새로운 행정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2018년 8월 8일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인 수원, 고양, 창원시가 함께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 실현 상생 협약’을 체결한 지 1245일 만의 출범이다. 기초자치단체 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권한을 부여 받을 수 있는 지방행정체계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면에서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행정 재정 권한 이양을 위한 지방분권법 개정이 지지부진하면서 ‘반쪽짜리’ 특례시 출범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첫 특례시 출범…권한은 한정적=특례시가 되면 지역자원시설세·지방교육세가 특례시 세목으로 분류돼 취득세·등록면허세·레저세·지방소비세 공동과세, 지방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 특례시 시민이 추가로 부담하는 세금은 없다.

행정·재정 자율권도 확대돼 여러 가지 신규 사업과 대형 국책사업을 더욱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직접 교섭해 신속하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 또 ‘대도시 행정수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펼칠 수 있고, 행정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개정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통해 ‘인구 100만명 이상 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사무’ 8건을 명시했다. 여기에는 ▷화재 등 재난 대응 업무 ▷지역개별채권 발행 ▷택지개발지구 지정 ▷개발제한구역 지정·해제 ▷5급 이하 공직자 직급·정원 조정 등 기존에 광역지자체 승인이 있어야만 했던 업무들을 자체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당분간 무늬만 특례시 불가피”=특례시가 가장 원하는 것은 광역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특례사무 권한 확보다.

하지만 이런 권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지방분권법은 제자리 걸음이다. 개정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반영된 일부 행정·사무권한을 제외하면 특례시 승격으로 추가 확보·법제화된 권한은 아직 없다. 당장 13일부터 특례시 지위가 부여되더라도 별다른 체감 효과는 느끼기 어렵다.

수원·용인·고양·창원시는 지난해 12월 개정 지방자치법 통과 직후 1년간 85개 기능사무, 546개 단위사무를 발굴해 행안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7월 14개 정부부처, 264개 사무를 지자체로 이양하고 관광특구 지정 등 특례시 사무권한 21건이 포함하는 ‘제2차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지난해 11월 특례시 추가 사무권한과 이를 위한 자체 재원 확보 방안이 담긴 ‘지방분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렇다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 지방분권법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에 상정, 심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2차 지방일괄이양법은 국회 제출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3선 시장인 염태영 시장은 “전국특례시장협의회에서 사무 발굴과 법제화 건의 등을 줄기차게 추진해왔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특례시 자치권을 위해 올인하겠다”고 했다.

수원=박정규 기자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