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주인공 된 서울 마포구 마포센트럴아이파크 주민들
경비원 등 근로자들 그동안 백신휴가 없어 개인 연차 써
입주민들 뜻 모아 2022년부터 아파트 근로자들 백신 휴가 1일 부여
“이미 3차 접종 맞은 근로자에게도 유급 백신휴가 부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2021년의 마지막날인 31일. 전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백신을 대대적으로 접종받은 해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을 맞아도 규정이 없어 백신 휴가 대신 연차를 써 온 경비원 등 근로자들을 위해 유급 휴가를 추진한 따스한 아파트 주민들의 일화도 있었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마포구 마포센트럴아이파크 주민들은 2022년 1월 1일부터 단지 내 관리직원, 미화·청소 근로자에게 코로나19 3차 백신을 접종하면 유급 휴가를 하루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 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근로자 중 일부는 고령이라 이미 3차 백신을 맞았지만, 유급 백신 휴가 대신 개인 연차를 써 왔다.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마포센트럴아이파크 입주자대표회장이 된 곽천섭 씨는 회장을 맡은 뒤 근로자들을 보며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곽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백신을 맞을 때마다 2일 유급 휴가를 받고 있다. 정작 같은 근로자인 단지 미화원 등은 이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데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곽씨는 2021년 12월 30일자로 본지가 보도한 ‘“맞지마! 연차 써!”...백신휴가 ‘갑질’하는 회사들’을 포함해 유급 백신 휴가를 주지 않는 사업장에 대한 실태를 최근 기사들을 통해 접해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 아파트의 근로자들 역시 백신을 맞고 있음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일을 계속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어 주민들에게 제안을 했다”며 “다행히 주민들도 아파트 근로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자는 것에 대해 흔쾌히 찬성해 줬다. 아파트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20명에 가까운 입주자 분들이 만장일치로 동의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곽씨는 인력 부족 등으로 근로자들에게 유급 휴가를 하루밖에 제안하지 못한 것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다른 회사들처럼 백신 휴가를 2~3일 주는 것으로 추진하고 싶었으나, 인력의 여유가 없다보니 유급 휴가를 하루밖에 제안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찾아보니 고용안정사업이나 공동주택활성화 사업 등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있는 것을 알아서 마포구에 제안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력 부족 등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지자체에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곽씨는 2021년 12월 30일 마포구청에 영세 사업자들에 대한 백신 유급 휴가 지원을 마포구청에 제안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디 새해에는 근로자들이 백신을 맞고 마음 편히 쉴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아파트 관리과장인 문모 씨는 마포센트럴아이파크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씨는 “그동안 1·2차 접종을 받을 땐 개인 휴가를 써야만 했다”며 “3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문씨는 아파트 미화원들과 보안 업무를 담당하시는 근로자들 중 고령층이 있어 이미 3차 접종을 받은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씨는 “이미 3차 까지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연차를 쓴 것을 고려해, 해당 연차를 유급 백신 휴가로 전환했다고 들었다”며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근로자들도 좀 더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의 미화원인 홍춘자(64·여) 씨는 2021년 12월 20일 백신 3차 접종을 맞았다고 한다. 홍씨는 “이미 3차 접종을 마쳤지만 개인 휴가를 빼거나 주말에 받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며 “심지어 백신을 맞고도 바로 일을 한 동료들도 있어 힘든 게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백신을 맞고도 유급 휴가가 주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간 몰라왔는데, 쉴 수 있게 도와 준 아파트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