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청순하고 예쁜 여자가 험한 곳에…”

인권위는 “직무에 남녀 구별…차별적 발언”

“성인지감수성도 부족한 표현” 판단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비위 의혹으로 시의회 감사를 받는 여성 피감사인에게 ‘어리고 예쁜 외모를 이용했다’는 취지로 비판한 시의원의 발언은 인격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지난 9월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A 의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과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A 의원은 지난해 모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중 시설 소장인 B씨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인권위에 진정이 제기됐다.

당시 A 의원은 B씨를 향해 “나이도 어리고 청순한 여성이고, 저렇게 예쁜 여자가 어떻게 이 험한 곳에서 근무를 하느냐”며 “‘너무 안타깝다’ 이런 것을 100% 활용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B씨가 운영한 시설과 관련한 각종 비위·비리 의혹, 성적 비위 의혹이 수년간 제기됐음에도 제대로 감독·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비판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B씨는 나이·외모·성을 직위·직무 유지에 이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A 의원이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 의원은 “B씨가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한 번도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았고 각종 비위와 비리, 특히 성적 비위 혐의에 직접 연루·가담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를 감사 자리에서 그대로 밝히기보다 인권 보호와 배려의 차원에서 에둘러서 압축하다 보니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직무에 남녀의 구별을 둔 차별적 발언으로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고, 성인지감수성 역시 부족한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A 의원의 해명에 대해서도 “문제된 발언이 진정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진정인의 성적 비위를 압축해서 발언한 것이라는 피진정인의 주장은, 진정인의 성적 비위를 유추하게끔 하는 또 다른 언동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어서 그 적절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당시 행정사무감사가 방송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됐고, 회의록 또한 계속해서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정인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하는 차원에서 발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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