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빅2 후보의 2色 선거전략
李, 반성 모드로 文정권과 차별화
내부결속 위험 속 거리두기 어정쩡
인물 부각으로 불리한 구도 뒤집기
尹, 거친 언어로 ‘정권교체’ 강조
일자리·경제성장 등 경쟁력 의문
초대형 스피거 포진 자질론 돌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승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각각 정권교체론, 후보자질론(인물론)이란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이 후보는 ‘후보자질론’을,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을 최대한 부각시켜 상대를 박스권에 가두는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정권교체론’ 〉 ‘정권재창출’...李의 최대 미션=대선이 89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민주당 안팎에선 높은 정권교체론이 이재명 후보가 넘어야 할 최대 미션으로 꼽힌다. 최근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고 있고 일부 조사에선 ‘골든크로스(역전)’를 거두고 있으나 여전히 ‘정권교체론’은 ‘정권재창출(정권연장)’보다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이 후보가 집권여당 후보인 만큼, 윤 후보보다 한참 뒤에서 레이스를 뛰고 있다는 평가다.
이 후보가 연일 부동산 문제, 조국사태 등에 대해 ‘반성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도 결국 정권교체론을 넘기 위해서다. 그는 전날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도 “민주당이 많은 의석을 갖고 국민들이 당면한 현안 과제를 신속, 과감히 처리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기대치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깊이 성찰·반성하고 부족한 점 메워서 새로운 출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마무리한 뒤 현 정부와 각을 세우며 ‘중도 확장’을 꾀해야 하는데, 이 후보 지지율은 임기 말 40%에 육박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뒤지기 때문이다. 현 정부와 무작정 거리를 두기도, 안 두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차별화를 하긴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내부 결속이 위험해지고, 차별화를 안 하면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후보가 꽉 눌려서 뭘 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윤 후보와 국민의힘 입장에선 높은 정권교체론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지긋지긋한 부패 무능정권 심판”,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 등의 거친 단어를 사용하며 정권교체를 한껏 강조했다. 윤 후보의 숙제는 50%를 넘나드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자신에게로 최대한 결집시키는 것이다.
▶尹의 미션은 지지율에 못 미치는 ‘후보경쟁력’=반대로 윤 후보가 넘어야 할 벽은 이 후보 대비 뒤처지는 후보자질론(인물론)이다. 지난 6~7일 진행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가장 잘 이끌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윤 후보(30.1%)는 이 후보(39.3%)에 9.2%포인트 뒤졌다.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은 윤 후보(38.3%)가 이 후보(32.7%)를 앞선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6~8일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 ‘경제분야 능력평가’ 문항에서도 25%에 그치며이 후보(42%)에 17%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밖의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윤 후보가 대체로 우세하거나 박빙이지만, 경제문제 해결 등 ‘후보 경쟁력’에 있어서 만큼은 이 후보가 우위에 있다는 지표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등 10년 넘게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내며 결과물을 보여준 것과 달리, 윤 후보는 정치 경력이 수 개월에 불과한 신인으로 정치적으로는 입증해낸 성과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후보 좌우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 등 ‘초대형 스피커’들을 배치하고 이들의 지원사격 속에 후보자질론을 돌파하는 모습이다.
반대로 민주당과 이 후보는 후보경쟁력, 인물론을 부각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연일 윤 후보를 향해 방송 TV토론회를 하자고 제안하고 있고, 이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등 전국을 돌며 현장 스킨십을 이어가는 것도 ‘인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 깔려 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핵심 관계자는 “자체 여론조사를 돌려봐도 후보 경쟁력에서는 우리 후보가 분명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치고관여층이 주로 시청하는 TV토론회 만으로 큰 판을 흔들기는 어렵다고 보고, 인물뿐 아니라 구도 싸움에서도 승기를 잡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