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 1회 공판준비기일

피고인 출석의무 없어 불출석 전망

혐의 입장 듣고 증거조사 정리할 듯

택시기사 폭행, 영상삭제 교사 혐의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 [연합]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의 재판이 이번 주 본격 시작된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윤종섭)는 16일 오전 10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차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지난 9월 16일 재판에 넘겨진 후 정확히 석달 만에 첫 재판이 열리는 셈이다.

16일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어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 전 차관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혐의 인정 유무에 관한 이 전 차관 측 의견을 듣고, 증거조사 방법 등을 정리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 공판준비기일이 추가로 더 열 수도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운전 중인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쥐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해당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은 이 전 차관이 지난해 12월 법무부차관에 임명된 후 언론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전 차관이 공직에 복귀하기 전인 같은 해 11월 6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를 폭행했는데 경찰이 단순폭행으로만 판단하고 입건조차 하지 않은 채 내사 종결한 게 부적절하다는 보도였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와 무관하게 처벌을 검토할 수 있는데 이 전 차관이 수사를 피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이후 피해자인 택시기사에게 사건 이틀 뒤 영상 삭제 대가로 1000만원을 건넨 의혹도 추가로 불거졌다. 택시기사는 블랙박스 영상 원본을 삭제했다가 복구업체에서 복원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차관은 합의금을 보낸 건 맞지만 영상 삭제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했고, 합의 종료 후 영상 유포를 우려해 삭제 요청을 했지만 원본 영상을 지워달란 것이 아니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차관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된 택시기사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의 당시 폭행 사건 자체를 수사했고, 경찰은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원본 삭제를 둘러싼 증거인멸 의혹 등을 수사했다. 경찰은 조사를 거쳐 지난 6월 이 전 차관이 피해자인 택시기사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판단하고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이 전 차관에게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지난 9월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이 전 차관과 함께 기소된 경찰관 A씨의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열린다. A씨는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처음 담당했던 경찰관이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을 기소하면서 A씨에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사건 발생 당시 부실수사 의혹을 일으킨 서초경찰서 관계자들 중에선 A씨만 검찰에 송치돼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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