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온, 프리랜서 12명 대상 인터뷰 결과 발표
부당대우 겪어도 일 끊길까봐 끝내 참아
한국노동연구소, 부당대우 겪어도 참는 경우 66.2%···절반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 여전히 낮은 실태···9.7%
“프리랜서 노조 ‘프리랜서유니온’ 설립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나이가 어리다고 반말하거나, ‘너 내가 돈 주잖아 고마운 줄 알라’는 말 등의 철저한 갑을 관계로 프리랜서를 대한다. 재단에서도 대우를 안 해주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말도 안 되는 폭언으로 가스라이팅을 일삼는다.”
영상편집, 디자인 등 문화기업 업종에서 2년 이상 근무한 A씨는 자신이 업주로부터 받은 갑질을 고백했다. 특히 20대 초중반이거나 경력이 5년 미만인 작가에게 폭언과 같은 갑질이 가장 만연하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일정한 소속 없이 자유 계약으로 일하는 ‘프리랜서’에 대한 부당 대우가 여전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도 가입하지 못해 실업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된 이들도 있어 따라 프리랜서도 노동조합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5일 서울청년유니온은 지난 9월,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는 직종별 청년 프리랜서 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프리랜서들의 노동실태와 더불어 이들이 이해대변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과 참여의사는 어떠한지에 대해 조사했다.
영상촬영 및 편집 업무를 하는 2년차 프리랜서 B씨의 경우 개별적으로 일하는 업무 특성으로 인해 임금이 미지급될 위기에 놓인 경우도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지인이 2000만~3000만원짜리 영상을 여러 사람과 협업하던 도중 계약 측에서 임금을 아예 안 주려고 하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지인이)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아 사업자의 재산에 압류를 걸었더니 현장에서 사업자가 지인에게 재떨이를 던졌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프리랜서들 중 부당한 경험을 당했을 당시,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한번 업무를 진행한 경우 다음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일감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올해 9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지난해 10~11월 온라인 설문으로 프리랜서 1015명의 노동환경을 조사한 ‘프리랜서 노동실태와 특징’ 보고서를 보면 업계로부터 부당대우를 경험(인권침해)한 비율이 43.5%(폭언 13.2%, 괴롭힘 10.2%, 성희롱 4.3%, 폭행 1.7%)이었다. 아울러 부당대우를 겪어도 참고 넘긴다고 응답한 비율은 66.2%로 절반을 초과했다.
올해로 6년차 통역·번역가인 C씨는 “통역에선 프로젝트별로 일정 건당 지급이 이루어지고, 문제가 없으면 해당 행사가 반복될 때 계속 같은 통역가를 쓴다”며 “그런 상황에서 제가 솔직하게 ‘이거 정말 저희가 어렵게 노력하면서 일하는 거’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일을 어쨌든 더 할 생각이 있다면 그냥 내 마음속으로 삼키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올해 7월부터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해 프리랜서도 12개 직종에 종사하는 자들에 한해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실업급여 및 출산전후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가입을 하지 못한 프리랜서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률은 9.7%, 국민연금 35.9%, 건강보험 73.6%, 산재보험 24.8%로 조사됐다.
문화기획 업종에서 7년째 행사진행 및 에디터 업무를 하는 D씨는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프리랜서가 대 보험을 6개월 이상은 가입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가입할 정도의 프로젝트를 하는 요원하다”며 “가령 특정 일당에는 몇천원의 보험금이 포함이 되는지 공지 되는 것도 부족해 내가 직접 찾아야 한다. 내가 어떻게 될지도 이렇게 사회보험 가입을 한다는 건 잘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더 이상 업계에서 갑질과 부당 노동을 겪지 않기 위해 청년유니온은 프리랜서들이 정책제안과 입법,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프리랜서유니온’ 설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보고서에도 프리랜서들은 이해대변 조직 기구로서 노동조합(35.2%)과 협회(33.8%), 온라인 커뮤니티(21.7%) 순으로 선호도를 보이기도 했다. B씨 역시 프리랜서 중심의 연대나 조합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창작자들의 네크워크가 활성화되거나 예술활동 기반이 조성된 지역에선 관공서나 재단에서 불공정한 행동을 했을 경우 문제제기가 되기에 작가들 눈치를 본다”면서 “(그런데) 이런 기반이 열악하거나 예술가들끼리 네트워킹이 잘 안 되는 지역에선 작가들을 함부로 대한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