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단계 도덕성 검증체계 도입
문재인정부 정책동참 의의 있지만
도덕적 검증잣대 지나치다 비판도
서울시가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제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다주택을 보유한 서울시 고위 공무원은 앞으로 승진에서 배제되고, 주택 관련 업무도 맡을 수 없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도덕적 검증 잣대로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다주택자 등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추지 않은 고위공직자는 승진에서 배제되고 주택 관련 업무도 맡을 수 없는 내용을 골자로 한 3단계 도덕성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내년 상반기부터 3급 이상 고위공직자(개방형 포함)에게 정기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부동산 직접 관련 부서는 4급 공무원까지 확대 적용된다.
오세훈 시장의 이번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방침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지난해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에게 1가구 1주택 원칙에 따라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도록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올해 1월 정기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과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했다.
오 시장표 다주택 고위공직자 규제는 지난달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예고됐다. 그는 지난달 서울시 국감에서 “예고기간을 두고 다주택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에도 승진심사나 신규 임용 전에 인사 검증을 하고 있지만, 수사·조사 중인 비위 사실 여부만 확인해 왔다. 주택보유 현황이나 도덕성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인사 검증체계는 없었다. 서울시는 “고위 공직자에게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최근 사회 분위기와 시민의 눈높이를 고려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증 강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검증항목은 주택 보유현황과 위장전입 여부, 고의적 세금체납·탈루 여부, 성범죄·음주운전 등 범죄경력 등이다.
검증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본인이 ‘도덕성 검증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2단계로 감사위원회가 증빙서류를 이용해 검증한다. 2차 검증 결과에 대해 소명이 필요한 경우 인사위원회를 통해 소명 기회를 부여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한 검증 결과, 불법적 요소 등 문제의 소지가 확인되거나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 일반직 공무원은 3급 이상으로의 승진에서 제외된다. 다만 부모 봉양·자녀 실거주 등 투기 목적이 아닌 사유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하거나 그 외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 인사위원회를 통해 소명 후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성범죄·음주운전 등은 공직사회의 도덕성·시민 신뢰와 직결된 부분으로 한층 엄격한 인사 검증체계가 가동돼야 한다”며 “새로운 체계가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안정을 위한 솔선수범 조치라는 언급도 있지만, 승진에서 배제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사 검증제도로 솔선수범 조치가 하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성범죄·음주운전과 다주택자를 같은 도덕적 결함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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