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녹색당-자유민주당, 24일 연립정부 구성 최종 타결
재무 린트너 자민당 대표, 외무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 유력
이민 5년 뒤 시민권 부여 등 이민자 포용·선거연령 16세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이 24일(현지시간)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각 당의 절차와 연방의회를 거쳐 다음달 초 새 정부가 출범하고,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새 총리로 취임한다. 사민당 주도 정부는 2005년 슈뢰더 정권 이후 16년 만이다. 그간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정권을 이끌어 온 메르켈 총리는 내달 퇴임 후 정계를 떠난다.
이번 합의는 3당 대표와 인사 21명이 24일 오전 최종 협상을 위해 만난 뒤 이뤄졌다. DW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숄츠 총리 후보는 “우호적이지만 강렬한 분위기, 신뢰가 가득한 분위기에서 협상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와 싸우는 것이 새 정부의 우선 순위가 될 것이며,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간 코로나 위기팀을 구성하고, 취약계층을 돌봄는 기관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할 것임을 언급했다.
새 정부는 중도 좌파 성향으로, 양극화 해소와 온난화 정책에 무게를 뒀다. 3당은 2038년까지로 정한 탈석탄 시기를 2030년까지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재생가능한 에너지 비율을 2020년 45%에서 2030년에 8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 때까지 전기자동차 1500만대 보유, 철도 화물운송 25% 확대가 목표다.
노동 환경도 달라진다. 최저임금을 현재 시급 9.6유로(1만2700원)에서 12유로(약 1만6000원)로 인상하고, 양질의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민체제를 개편한다. 5년 거주한 이민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이는 독일에서 수십년간 체류 중이지만 여전히 외국인인 터키 등 이민자들에게 큰 변화가 올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성인용 대마초 판매를 합법화하고, 주택 위기에 맞서 연간 40만 채의 신규 아파트를 공급한다. 3당은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는데도 합의했다.
재무부는 친기업 성향 FDP가 맡는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의 재무장관으로 취임할 전망이다. 녹색당은 경제, 기후 보호, 에너지, 외무를 맡을 예정이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 중국, 러시아에 강경한 발언을 해 온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가 외무장관으로 취임할 것이 유력시된다. 중국과의 외교와 관련해 “새 정권은 중국과 경제 관계를 중시해 온 메르켈 정권의 노선을 어느 정도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의 대립이 깊어가는 가운데 중국과 밀월이라고 불리는 독일 외교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일본 닛케이는 평가했다.
당장 숄츠 정권은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와 맞서 싸워야한다. 독일에선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백신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68%에 머물러 정부의 목표치인 75%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해왔다. 숄츠 총리 후보도 의무 접종에 반대했으나 이 날 기자회견에선 새 정부에선 요양원 종사자 대상으로 접종을 의무화하되 간병인에게 보너스 지급을 위해 총 10억 유로(1조3313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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