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기원 남정석 교수팀, 구충제 ‘밀테포신’이 암세포 생존 방해하는 효능 동물실험으로 확인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항암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 환자들에게 구충제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의학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은 수술을 받거나 항암치료로도 쉽게 죽지않고 살아남아 끊임없이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구충제를 복용하고 암을 치료했다는 외국 사례들이 알려지고 국내에서도 한 연예인이 항암치료 대신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펜벤다졸과 같은 구충제는 정확한 항암효과에 대한 과학적 결론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급성 간손상 위험이 보고된 상태다.
이런 가운에 국내 연구진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구충제 ‘밀테포신’이 항암요법으로도 쉽게 죽지 않고 살아남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밀테포신은 펜벤다졸과는 성분이 다른 구충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남정석 교수 연구팀은 리피드 래프트(세포막 신호전달체)가 정상 세포보다는 암세포에서 더 특이적으로 존재, 이는 암세포 내 생존 신호 경로를 지속해서 활성화해 암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 세포막에 리피드 래프트가 많아질수록 암세포가 암 줄기세포의 특성을 획득하게 된다는 것을 확인, 리피드 래프트 표적 치료를 통해 난치성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세포 및 동물시험을 통해 승인을 받은 구충제 밀테포신이 암 세포막의 리피드 래프트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 암세포를 주입해 밀테포신을 투여한 결과, 밀테포신에 의해 간 전이가 감소하고 마우스의 생존기간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밀테포신을 활용한 리피드 래프트 표적 치료가 암세포의 생존신호를 방해하고 암재발 능력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시험 전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험이 필요한 상태다.
남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생존신호를 조절하는 리피드 래프트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냈고, 난치성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앤 트랜스래이셔널 메디슨’ 11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