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도 규제강화’ vs ‘민간주도 규제완화’ 맞불
李, 기본주택 100만호·공공임대 5%→10%로
‘국토보유세’ 신설, 분양원가 공개 등 “투기근절”
尹, 재개발·재건축으로 원가주택 30만호 등 공급
양도세·재산세 감면, 신혼부부·청년 LTV 80%까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내년 대선의 ‘민심 바로미터’는 뭐니 뭐니 해도 ‘부동산’이다. 부동산 정책실패와 집값 폭등, 전세난 심화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된지 오래다. 정치권에서는 ‘집값 잡는 자가 대선 잡는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본격적인 맞대결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부동산 정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연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구상을 밝히고, 윤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후보 모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두 후보가 나란히 ‘임기 내 250만호 신규 공급’을 제시한 이유다.
다만, 해법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 후보는 ‘공공 주도 규제강화’, 윤 후보는 ‘민간 주도 규제완화’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는 여권의 인식과 과도한 규제 탓이라는 야권의 인식이 엇갈린 탓이다.
이 후보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기본주택’이다. 이재명표 정책 ‘기본’시리즈의 일환인 셈이다. 이 후보는 신규 공급 250만호 중 최소 100만호를 ‘기본주택’으로 배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가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에서 30년 이상 장기 거주 가능토록 하는 공공주택이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의 대규모 보급을 통해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도 현재의 5% 안팎 수준에서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의 경우 민간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수도권 130만호를 포함, 도심 주요지역의 주택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주거 약자층을 대상으로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 가구,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역세권 첫 집’은 지하철역과 가까운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500%로 높이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기부채납 받아 싸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청년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이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5년 이상 거주한 후 국가에 매각하면 시세차익의 70%까지 보장해준다.
주택시장을 보는 두 후보의 철학이 한층 더 극명하게 엇갈리는 지점은 부동산 세제와 규제다. 이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없애겠다”며 강력한 규제책을 내세운 반면, 윤 후보는 전면적인 부동산 세제,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기존 0.17% 수준인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기본소득’의 재원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국가채무를 늘리더라도 증세에는 선을 그어온 문재인 정부와도 결이 다른 대목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보유세를 올리자고 하면 국민 70~80%는 찬성할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해보면 (국민의) 90% 이상이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많다”고 주장키도 했다.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도입 등도 제시했다. 개발이익환수제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동산을 전담하는 ‘주택도시부’를 신설해 부동산 정책 기능을 통합하는 동시에 수사권을 가진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해 부동산 관련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백지신탁하게 하고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심사를 받는 방안도 추진한다.
윤 후보는 정반대다. 그는 “현 정부가 도입한 잘못된 규제와 세제를 정상화해 원활한 거래와 주거이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동산 관련 대부분의 세제에 ‘재검토’, ‘감면’ 딱지를 붙였다. 갈수록 심화하는 매물잠김 현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제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전면 재검토,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부담 완화를 제시했다. 양도세의 경우 최대 90%까지 단계별로 감면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도 임기 5년간 한시적으로 절반까지 감면한다는 방침이다.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풀겠다고 약속했다. 신혼부부, 청년층의 경우 LTV를 80%까지 상향하고, 민간 임대주택사업도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전세보증금 동결한 집주인에 인센티브 제공 등 임대차3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손질도 예고한 상태다.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