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스푼’ 해킹범 주장 A씨, ‘해킹 자료’ 일부 본지 전달

“이름·전화번호·임금계약서·부동산매매계약서 등 확보”

“금수저 삶 궁금…다들 가면 벗을 시간이라고 생각”

25일 자신을 골드스푼 해킹범이라고 주장한 A씨가 보내온 골드스푼 회원 일부의 사진 파일 자료. 김지헌 기자
25일 자신을 골드스푼 해킹범이라고 주장한 A씨가 보내온 골드스푼 회원 일부의 사진 파일 자료.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김영철 기자] “골드스푼 서비스를 해킹한 해커입니다. 대한민국의 상위 1%가 어떤 더러운 생각들과 행동을 일삼았는지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당장의 침묵을 필요로 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확보한 이후에야 미디어에 모습을 보입니다.”

25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누적 회원이 13만명인 것으로 알려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골드스푼’ 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A씨로부터 온 내용이었다.

골드스푼은 본인의 최상위 경제력을 인증할 수 있는 전문직 자격증, 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 등기서류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고 가입하는 인증 기반 데이팅 앱이다. 앞서 이달 12일 이 회사는 공지를 통해 “회사 내부 정보망에 사이버테러(랜섬웨어, 디도스, 해킹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논란을 낳았다.

A씨는 골드스푼의 웹페이지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프로그래밍 코드와 자신이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회원들의 사진 수십장, 각종 증명서(변호사 명함, 가족관계증명서, 임상병리사 자격증, 계좌잔고 증명서) 등을 메일로 보내왔다.·

그는 ▷이름 ▷나이 ▷핸드폰 번호 ▷이메일 ▷패스워드 ▷지인 연락처 ▷신상 메타 정보 등등 (키, 흡연, 선호도 등) ▷익명으로 작성한 게시물 ▷익명으로 작성한 게시물 코멘트 ▷프로필 정보 ▷사진 ▷디바이스 정보 ▷보험 계약서 ▷자동차 등록증·리스 계약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전문직 면허증 ▷사업자등록증 ▷공무원증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연봉계약서 ▷소득금액증명원 ▷등기권리증 ▷매매계약서 ▷재산세 납부 확인서 ▷은행 잔고 증명서 ▷기타 증명서 (부모님 서류 등) ▷졸업증명서·학생증 ▷기타 등등 (파티, 매칭, 케미 등) ▷골드스푼 서비스 소스코드·메타 데이터들 등을 자신이 해킹했다고 했다.

헤럴드경제는 A씨가 보내온 몇몇 자료를 바탕으로 회원으로 추정되는 복수의 인물에게 연락해 골드스푼에 해당 증명(명함과 부동산매매 계약서 등)을 한 적이 있는지 문의했고, 이에 대해 “골드스푼 측에 제공한 자료가 맞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사안과 관련, 현재 서울경찰청은 정보통신망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수사의 진척 정도를 묻는 질문에 경찰은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골드스푼 측에 해당 정보 일부에 대해 해킹 정보가 맞는지 문의하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는 어떤 확인이나 대답도 해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저희는 일단 해킹 자체보다 골드스푼의 보안 시스템이 규정에 비춰 적합했는지를 따진다”며 “보안 시스템이 위반된 것이 발견되고 해킹된 정보가 많다면 과태료·과징금 규모도 이에 따라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까지 기본적인 해킹 관련 조사를 했고, 앞으로 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데 3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질문에 A씨가 전해온 답변은 아래와 같다.

-어떤 목적으로 해킹을 했는지.

▶금수저의 삶이 궁금했다.

-경찰 수사 중이라 언론을 통해 신변이 노출될 수 있는데 왜 자기가 획득한 정보를 공개하는지.

▶물리적 공간에 제한돼 있다면 저는 금방 잡혔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저는 어떠한 것들에도 속박돼 있지 않다.

-해킹한 자료를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 대중에게 공개하나.

▶고민 중이다.

-골드스푼 내 19금 게시판이 문제였다는 얘기가 있다. 해당 자료도 있는지.

▶그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라 생각한다. 연예인, ‘명예직’들이 익명 뒤에 숨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상상 이상이라 생각하길 바란다.

-추가로 하고자 하는 말은.

▶이제 모두 가면을 벗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