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22차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 기간에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은 14차 협상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양측의 수석대표로 나서면서 한층 고조됐다.
이번 협상을 사흘 앞둔 3일 우리 측 실무대표인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다”, “통 큰 양보를 기대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조기 타결에 대해 이미 의견을 모았다. 중국 측은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우리 측에 APEC 베이징 정상회의 때 타결하자는 의사를 전해왔다.
우리로서도 일본 등 경쟁국에 앞서 13억 인구의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과 FTA를 맺어 수출 확대와 시장 선점은 물론 APEC 무대에서 ‘수출 코리아’의 입지 강화를 기대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협상 타결의 동력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동안 13차례의 공식 협상을 통해 협정문에 들어갈 22개 장(章) 중에서 16개 장에 대해서는 이미 타결이나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14차 협상에서 목표로 세운 일괄 타결은 예상만큼 쉽지 않았다.
특히 상품과 원산지 기준 등의 분야에서 난항을 겪었다. 양측은 2013년 9월 7차협상에서 협상 기본지침인 모델리티를 마련하고 상품 분야에서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를 자유화(관세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다른 나라와 맺은 FTA에서 100% 가까운 자유화를 하는 것과 달리 중국과의 FTA에서는 이보다 낮은 수준의 개방을 하는 것은 농수산물(한국)과 공산품(중국)에 대한 두 나라의 민감성을 반영한 것이다.
자유화 대상은 일반 품목군(FTA 발효 즉시∼10년 내 관세 철폐)과 민감 품목군(10년 이상∼20년 내 관세 철폐)으로 나뉜다. 나머지 품목수 기준 10%, 수입액 기준 15%는 초민감 품목군으로 분류해 관세 장벽을 유지한다.
우리 측은 1만2232개 품목 가운데 수출 주력 품목인 석유화학ㆍ기계ㆍ정보기술(IT)은 일반 품목군에, 기계ㆍ전기기기는 민감 품목군에 넣었다. 주요 농수산물과중소기업 제품은 초민감 품목군으로 빗장을 걸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농수산물을 조기 개방 품목에 넣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석유화학ㆍIT 등은 초민감 품목군으로 분류하거나 조기 개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상대방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원하는 보호 품목은 가능한 한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막바지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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