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택한 가족(에이미 블랙스톤 지음, 신소희 옮김, 문학동네)=MZ세대들은 결혼과 출산이 필수라고 여기지 않는다. 연간 출생아수도 20만명 아래로 뚝 떨어졌다. 세 집 건너 나홀로 가구가 늘어나는 등 가족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995년 결혼해 아이 없이 살고 있는 메인대 사회학 교수 에이미 블랙스톤은 아이를 갖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우린 아이 안 가져’라는 블로그를 열어 2013년부터 무자녀 커플로서의 삶의 이모저모를 공유해왔다. 책은 에이미가 십여 년간 아이 없는 남녀 7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700 명 이상을 설문조사해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들이 우리 사회, 경제, 환경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앞으로 가족 형태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 들려준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언은 흔히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받곤 한다. 희생하기 싫고 여가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누리겠다는 계산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자식이 없어도 고모나 이모, 교사나 사회복지사, 소아과 의사 등 직업인으로서 사회적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을 소개하며 ‘비(非)부모는 이기주의자’라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비무모를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최선의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각자 알맞은 선택을 하도록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를 갖지 않은 가족은 성별에 따른 관습체계에서 훨씬 자유롭다. 비혼과 비부모 가구의 증가가 어떤 사회흐름과 연관이 있는지 살핀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도서관 런웨이(윤고은 지음, 현대문학)=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로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 추리 소설상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행방불명된 친구 안나의 흔적을 쫒다 우연히 읽게 된 ‘안심결혼보험 약관집’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우리시대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한때 룸메이트였으나 소원해진 안나와 유리는 오랜만에 조우한다. 도서관 통로를 런웨이하듯 걸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SNS도 온통 도서관 런웨이 사진으로 장식하는 안나는 프러포즈도 도서관에서 받았을 정도로 도서관 매니아다.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AS안심결혼보험 약관집을 발견하고 그 책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걸 알앗다며 유리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한다. 그러던 중 안나가 활동하는 독서모임의 지인에게서 안나가 며칠째 연락 두절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유리는 한때 단짝이었지만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소원해진 그녀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안나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안나가 빌려 읽었다는 보험 약관집을 도서관에서 대츨하고 혹 안나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중고거래 사이트에 ‘약관집 구함’ 글을 올린다. 그런데 유리의 구함 글을 보고 #AS보험회사의 직원이었던 조에게서 연락이 온다. 보험이 지속적인 사랑과 결혼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안심결혼보험이라는, 어쩌면 있음직하고 가능할 법한 윤고은 특유의 독특한 상상이 여운을 남긴다.
▶역사에 질문하는 뼈 한 조각(마들렌 뵈메 외 지음, 나유신 옮김,글항아리)=인류의 아프리카 유래설을 뒤집은 새로운 학설과 인류의 진화과정을 흥미롭게 소개해 놓았다. 2016년 5월17일 세계적인 고인류학자 마들렌 뵈메 튀빙겐 교수팀은 독일 알고이 지방에서 땅을 파던 중 뼛조각을 발굴한다. 거기엔 이빨 두 개가 솟아있었는데 이빨의 크기와 형태상 의심의 여지 없는 대형 유인원의 하악골이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침팬지와 인간의 공통조상일 수 있는 직립보행하는 대형 유인원 종을 발굴한 것이다. 그들은 여기에 ‘우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프리카 선행인류설이 뒤집히는 순간이다. 지금까지 고인류학의 최대 아이콘은 320만 년 된 선행인간 루시의 유골이다. 인간과 그의 선조들이 아프리카에서 진화했고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인간이 대륙을 벗어나 아시아로 진출했다는 게 거의 정설이다. 그러나 유전학과 분자생물의 발전으로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된 시점이 약 700만년 전에서 1300만 년 전으로 올라가면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뵈메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발굴됐다 잊혀진 아테네에서 발굴한 대형 유인원의 하악골, 일명 엘 그레코 화석을 찾아내 약700만 년 전까지 거슬러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잠재적 선행인간이라는 가설을 세운 바 있다. 아프리카 대형 유인원과 인간의 기저에 유럽 대형 유인원이 있다는 주장이다. 책은 누구나 궁금증을 갖고 있는 우리 최초의 조상과 선행인류를 둘러싼 새로운 학설들을 제시하며, 주장의 근거와 반론 등을 설득력있게 펼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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