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선동죄 형법에 담자는 제안 주목
성별, 장애 등을 이유로 한 차별·혐오 표현에 대해 ‘혐오선동죄’를 신설해 형사처벌을 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15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여름호에 따르면 문덕민 박사(연세대)는 논문 ‘혐오표현에 대한 형사법적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형법 제114조2에 혐오선동죄를 신설할 것을 제언했다.
혐오선동죄는 공공의 평온을 교란하기에 적합한 방법으로 민족, 인종, 성별, 성적지향,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 폭력, 증오를 선동·모욕하거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해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처벌 대상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성별, 성적지향, 장애 관련 혐오가 포함됐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들어서고 있고 이주노동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민족, 인종을 이유로 한 혐오도 처벌 대상으로 적시했다.
논문은 혐오 포현에 대해 “집단에 대한 차별, 폭력, 증오를 선동함으로써 사회의 불안을 야기하고 사회적 안정성을 해친다”며 형사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혐오선동죄 신설 조항을 ‘공안을 해하는 죄’를 다루는 형법 제5장에 담자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논문은 혐오 표현 방지·규제를 위한 입법 노력이 미비했다고 지적한다. 2016년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와 혐오 범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20대 국회에서 혐오표현 규제 법안이 발의됐지만, 종교계의 반대에 부딪혀 보름 만에 철회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아직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다.
반면 독일, 영국, 캐나다, 덴마크 등 선진국은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 표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에 규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혐오를 통한 국민선동행위에 대해 3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평등법은 차별·혐오 발언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담지 않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회사, 교육기관 등에서 차별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한 이후 불이익 조치를 가한 경우에 한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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