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는 생활속 기술이 있다. 바로 에스컬레이터다. 에스컬레이터 특허가 등록된 시점은 1892년이다. 그때로부터 1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에스컬레이터의 기본 매커니즘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에스컬레이터는 구조적 위험성이 크다. 특히 발판이 기계 속으로 들어가는 끝부분에서는 더욱 그렇다. 신발이나 옷의 일부가 끼이면서 상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한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던 3세 여아의 신발이 발판과 벨트의 틈새에 끼이며 발가락 2개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스펀지 샌들이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빈발하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현대사 최악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지난 1987년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서 일어났다. 에스컬레이터가 폭발하며 매표소까지 화염이 덮쳐 무려 31명이 숨졌다. 오랜기간 에스컬레이터 내부에 쌓인 종이조각과 섬유 보푸라기, 그리고 윤활유로 쓰인 그리스가 누전에 의해 폭발한 것이 원인이었다.

에스컬레이터에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 세이프티 브러시나 비상정지 버튼, 자동 스프링클러 등의 안전장치가 채용된 것이 바로 이 사건 이후부터다.

영국 시티대학 데이비드 챈 박사는 이처럼 에스컬레이터의 기술적 진화가 더딘 이유를 경제성에서 찾는다. 제조사 입장에서 굳이 기존 설계를 변경해서 얻을 이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챈 박사 연구팀은 ‘레비테이터’라는 신개념 에스컬레이터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레비레이터의 최대 특징은 에스컬레이터의 발판을 직선이 아닌 타원형으로 설계해 계속 회전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상승용 발판이 끝부분에 이르면 기계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유턴을 해서 하강용 발판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하나의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막과 내리막 모두를 커버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에스컬레이터는 고장이 나면 전체를 분해해야 했지만 레이레이터는 고장 난 발판만 떼어내 교체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신개념 레비레이터는 상용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물론 평범한 계단도 에스컬레이터의 대안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계단 추락사고 사망자가 많고 높은 곳에는 에스컬레이터가 필요하다. 이를 보면 어딘가를 오르내리는 일은 천생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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