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랩셀·제넥신, 조단위 계약체결

상반기 12건...금액으론 작년 60%달성

국내기업 기술력에 글로벌 제약사 ‘구애’

삼성제약 췌장암 면역치료제 흥행 예상

제약바이오 연구진 모습. [LG화학 제공]
제약바이오 연구진 모습. [LG화학 제공]

지난 해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해도 흥행 예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만 벌써 12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되며 지난 해 총 규모인 10조원대의 60%에 해당하는 실적을 냈다. 기술력은 가졌지만 자체 임상을 3상까지 완료하기에는 부담이 큰 국내 기업들에게 기술수출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12건 체결...GC녹십자랩셀, 2조원대 계약=업계 및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총 12건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른 계약 규모는 약 6조원대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은 ‘GC녹십자랩셀’이 이뤄냈다. GC녹십자랩셀은 지난 1월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고형암에 쓰는 CAR-NK 세포치료제 3종을 미국 ‘머크(MSD)’와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8억 6600만 달러(약 2조900억원)로 알려졌다.

아티바는 GC(녹십자홀딩스)와 GC녹십자랩셀이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법인으로 GC녹십자랩셀이 아티바에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와 관련한 기술을 이전했다. GC녹십자랩셀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CAR-NK 세포치료제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NK 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든 CAR 단백질을 발현시켜 NK세포의 암세포 살상력을 높인 차세대 항암제다. 기존 면역항암제에 비해 안전하고 타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C녹십자랩셀은 이번 계약에 대해 특정 신약 후보물질을 수출하는 경우와 달리 원천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고 초기 단계부터 공동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GC녹십자랩셀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GC녹십자랩셀의 CAR-NK 플랫폼 기술을 몇 개 프로젝트에만 활용하는 데 수조 원의 가치로 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GC녹십자랩셀과 아티바의 글로벌 수준의 역량이 더해진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제넥신, 1조원대 기술수출...대웅, 펙수프라잔으로 3건 성사=한편 2월에는 제넥신이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X-I7’(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을 인도네시아 대형 제약사 ‘칼베 파르마’ 자회사인 ‘KG바이오’에 기술이전을 했다. 계약금 2700만달러(약 300억원)에 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를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GX-I7은 ‘유전자재조합 인간 인터루킨-7’ 성분 의약품으로 제넥신은 KG바이오와 GX-I7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인도네시아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으로 3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3월 중국 ‘상하이하이니’와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6월에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4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어서 지난 24일에는 콜롬비아를 포함한 중남미 4개국과도 총 34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웅이 밝힌 펙수프라잔의 전 세계 기술수출 계약 금액은 지금까지 1조370억원에 이른다.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 제제’다. 현재 세계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PPI 제제’보다 신속하게 증상을 개선시키고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됨을 임상을 통해 입증했다.

‘약물-항체 결합(ADC)’ 원천기술을 보유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기술수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2건의 계약으로 7700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레고켐은 올해도 익수다와 4200억원 규모의 확장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레코켐의 ADC 기술은 약물 단백질과 항체가 잘 연결되도록 돕는 기술로 항암제는 물론 어떤 의약품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 ‘알테오젠’은 1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인도 ‘인타스파마슈티컬스’에 1266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고 ‘이뮨온시아’도 3월 중국 ‘3D메디슨’에 항암제 후보물질 ‘IMC-002’를 5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벤처 ‘펩트론’은 중국 ‘치루제약’에 항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PAb001-ADC’을 기술수출하며 첫 성과를 냈다. 계약 규모는 61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독과 CMG제약이 싱가포르 ‘AUM바이오사이언스’와 1900억원, 팬젠이 터키 VEM사와 EPO 바이오시밀러 ‘팬포틴’을 33억원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툴젠’도 CAR-T 치료제를 최근 호주 제약사에 1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4월 중국 ‘트랜스테라바이오사이언스’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수출 계약을 체결한 LG화학은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2018년 5조원에서 2년 만에 2배로...매년 증가 예상=이에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12건이며 총 규모는 약 6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와 같은 흐름에 따르면 올 해까지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지난 해에 이어 10조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 실적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5조6981억원에서 2019년에는 8조3764억원으로 상승한 뒤 2020년에는 10조1452억원으로 첫 10조원대에 진입했다. 올 하반기에도 삼성제약의 췌장암 면역치료제 ‘리아백스’, 셀리드의 자궁경부암 면역치료 백신(BVAC-C) 등이 유력한 기술수출 후보로 언급되면서 하반기에도 상반기 못지 않은 흥행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규모상 자체적으로 임상 3상까지 완료하기 쉽지 않은 국내 기업들로서는 기술수출이라는 전략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 되고 있다”며 “계약 규모가 어느 정도일 것이냐일 뿐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앞으로도 기술수출 건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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