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서울 양평동에 사는 주부 A씨(40)씨는 21일 희망급식 바우처로 도시락을 사려다가 동네 편의점을 3군데나 돌아다녔다. A씨는 “원하는 상품은 품절이고, 도시락은 칼로리 제한을 맞추다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사기도 힘들어 결국 흰우유와 주스, 김밥만 사왔다”며 “품목이 제한적이라고는 들었지만 빵도 못사고 너무 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에 따른 결식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희망급식 바우처 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영양을 고려해 편의점 대표 식품인 삼각김밥도 못 사고 인스턴트 음식, 나트륨 및 칼로리가 높은 도시락도 구매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막상 아이들 식사용으로 살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일부터 서울시 편의점 6곳(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이마트24)에서는 희망급식 바우처 사용이 시작됐다. 희망급식 바우처는 원격수업을 하는 서울의 초·중·고 학생 약 56만 명 중 희망자에게 개인당 10만원을 제로페이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오는 7월 16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바우처 발급에 소득기준은 없지만, 사용시 삼각김밥은 구매할 수 없는 등 독특한 ‘영양 제한’이 있다. 학생들이 근처에서 구입해 편리하게 바로 섭취 가능한 것은 좋지만, 편의점 음식이 고칼로리·고염도 음식이라는 우려가 높은 점을 반영해 구입가능 품목을 제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10개 군(도시락, 제철 과일, 흰 우유, 두유, 채소 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먹는 요구르트, 훈제 계란, 삼각김밥 제외한 김밥)의 식품만 사 먹을 수 있다. 인스턴트 음식, 카페인·탄산음료는 제외된다. 도시락도 1067㎎ 이하의 나트륨 함량과 990㎉ 이하, 단백질 11.7g 이상의 도시락만 구입 가능하다.
편의점이 판매하는 제품 중에 일부만 대상이 되다보니, 아예 CU는 희망급식 바우처를 겨냥해 과일꾸러미를 구성해 내놓기도 했다. 학부모 B씨(43)는 “편의점에 갔더니 과일꾸러미 주문서가 있어 가져왔다”며 “언제 물건이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그냥 편하게 과일이나 두어번 나눠 시켜먹으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희망급식 바우처 홍보를 강화하고, 구매가능한 제품을 명확하게 안내해 점포 현장에서 혼선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라 어떤 품목이 되는지, 일일이 바코드를 찍어봐야 하는 경우도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품목이 제한적이다보니 일부 매장에서 품절사태가 벌어지는 것도 살 것이 없다는 불만을 키우고 있다. 앞서 GS25는 이번 희망급식 바우처 대상인 370여종의 먹거리 중 95% 이상의 상품을 서울시 모든 매장에서 상시 판매토록 하고 발주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편의점들은 희망급식 바우처의 영양 기준에 맞춘 도시락 제품도 강화할 계획이다. GS25는 이번 희망급식 바우처 사용시 도시락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세부 영양 기준, 10대 선호 메뉴를 분석한 자료 등을 기반으로 업계 최다 수준인 11종의 도시락을 구매 가능한 상품 라인업으로 준비했다. 또 편의점 CU도 이달 초 영양표시 전면도입제를 적용한 첫 상품으로 열량과 나트륨을 줄인 ‘한끼식단 도시락 3종’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