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미얀마 군부 쿠데타 등 항의

SNS 구심점 역할 자처…변화 직접 주도

기후변화 위기에 침묵하는 ‘어른’들을 비판하며 학교 대신 거리로 향한다.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한 흑인 청년을 애도하며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피켓을 들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무자비한 권력을 향해 당당히 ‘민주주의 회복’을 외친다.

이처럼 기후변화 행동 촉구를 위한 학교 파업에서부터 오늘날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까지 최근 사회·환경 등 주요 문제해결을 주장하고 권력의 탄압에 맞서는 저항의 중심에 ‘Z세대(1996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강력한 미디어를 통한 Z세대의 활동은 전 세계 곳곳에서 변화를 외치는 운동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실제 지난해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s)’ 운동 당시 인종차별의 현실을 담은 Z세대들의 생생한 영상들은 시위를 확산시킨 촉매제가 됐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Z세대는 인종차별 시위에 합류하면서 정치적 성년이 됐고, 대부분의 활동은 온라인에서 행해지고 있다”면서 “거리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인종 불평등에 항의하고 그들이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하려는 Z세대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대표적 SNS 중 하나인 틱톡 사용자의 60%가 Z세대에 해당한다.

지난 2월 초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에서도 Z세대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랜 군부독재로 정치적 탄압에 무력해진 기존 세대와 달리, 자유와 민주주의를 경험했고, 동시에 이에 대한 열망도 큰 세대다.

이들은 인종차별 운동과 마찬가지로 쿠데타 이후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의 현실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빠르게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전 세계에 ‘미얀마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독일 도이치벨레(BW)는 “미얀마 쿠데타의 중심에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있었다”면서 “Z세대는 민주주의에 희망이 잠깐 타올랐던 자신의 나라가 다시 군부가 통치하는 것을 반대하며, 이들에게 ‘당신들이 나라를 망쳤다’는 경고를 내뱉고 있다”고 전했다.

Z세대가 직접 주도한 전 세계적 시위도 있었다. 바로 지난 2019년 지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기후변화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이다. 스웨덴의 10대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시작한 등교 거부 운동은 같은 해 9월 150개 국가에서 수백만명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로 발전했다.

당시 전문가는 정치적·기회비용이 적은 10대가 각종 이해관계에 얽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를 방관하는 어른에게 일침을 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티아즈 알버트 빌레펠트대 정치학 교수는 “청소년은 어른 세대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기존 세대의 일부, 특히 특정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그들의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