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 분석, 서울 주택 노후화 심각
2010년 이후 완공된 주택은 23.6%에 불과…대부분 아파트·다세대 주택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서울의 주택이 늙어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소위 서민들의 주거공간인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노후화가 심각했다.
서울에만 만든 지 40년이 넘은 주택이 16만호에 달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서울에서 1979년 이전 지어진 주택은 모두 15만9894호다. 전체 서울 주택의 5.4%가 지은 지 40년이 지난 '낡은' 주택인 셈이다.
1980년대 만들어진, 30년이 지난 주택 역시 서울에서만 40만호가 넘었다. 전체 서울 주택 295만여호의 13.6%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1970년대 지어진 15만9000여호까지 더하면 전체 서울 주택의 19%가 만든 지 30년이 넘은 '고령' 주택인 셈이다.
특히 단독주택의 노후화가 심각했다. 서울 전체 단독주택 31만5566호 중 30.3%인 9만5631호가 지은 지 40년이 넘었다. 또 6만4888호, 20.6%는 30년이 넘었다. 전체 서울 단독주택 절반 이상이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낡은' 주택인 셈이다.
연립주택 역시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연립주택 11만968호 중 3만8909호, 31.1%가 이미 30년이 지난 상태였다. 이 중 4408호, 전체 서울 연립주택의 4%는 40년이나 지났다.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일부도 만든 지 30년 이상이 지나며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14.1%인 24만3335호는 1980년대 완공됐고 4만9672호, 2.9%는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 1980년대는 서울 상계동과 목동 등에 대규모 단지가 조성된 시기다. 1970년대 만들어진 아파트 역시 서울 중심가 및 이촌동, 강남과 송파구 일대에서 아직 찾아볼 수 있다.
반면 2010년 이후 완성된 10년 이하 새 주택은 전체 서울 주택의 23.6%에 불과했다. 2010년 이후 서울에서 해마다 5만에서 8만호 내외의 새 주택이 지어진 결과다. 이렇게 늘어난 새 주택은 아파트가 34만3234호, 다세대주택이 32만5883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주택의 절반이 30년이 넘은 단독주택의 경우 완공 10년 미만 새 주택은 서울에서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체 단독주택 31만5566호 중 4.9%인 1만5573호의 단독주택만이 2010년 이후 지어졌다. 연립주택 역시 2010년 이후에는 신규 물량이 해마다 1000호 미만으로 줄어들며 10년 미만 주택 수는 7756호에 불과했다.
이 같은 노후주택, 그리고 오래된 건물은 안전 면에서도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 2016년 포항지진, 그리고 서울 용산 건물붕괴 사고 이후 열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전국 학교시설의 25%가 2013년도에 이미 30년 이상 된 상태였다. 또 서울에서도 전체 건축물의 25%가 30년 이상 됐다. 내진 설계 미비, 건물 자체 노후화 등으로 안전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석 달 앞둔 정치권에서는 공격적으로 낡은 주택 재개발 공약을 들고나오기 시작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서울시는 400여곳의 정비사업을 폐지해 약 25만호에 달하는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며 “먼저 각종 규제로 인해 멈춰져 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기존 도심을 고밀도·고층화 개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예비 후보인 우상호 의원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노후주택 재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는 (빈) 땅이 없는 만큼, 결국 재개발·재개발 규제를 완화해야 신규 주택 공급도 가능하다”며 이들 노후 단독·연립주택 등의 재개발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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