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8일 선고
‘준법감시위’·‘뇌물의 성격’ 중요 양형요소 될 듯
“뇌물공여죄 액수 커도 특가법 적용안돼”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될지 여부가 다음달 18일 결론난다. 파기환송심 재판 과정에서 설치된 준법감시위원회를 감형 사유로 볼 것인가가 최대 변수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사건 선고공판을 다음달 18일 연다. 전날 특검은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날도 특검은 법원조직법에 따른 권고형의 하한은 징역5년이라며 집행유예가 선고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특검이 이같이 5년 이상을 강조한 이유는 형법상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한 경우에만 집행유예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판 내내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재판부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어떻게 판단하고 양형요소로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였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를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을 통해 준법감시위의 실효성 검증에도 나섰다. 따라서 이날 막판까지도 준법감시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 여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를 설치했다. 위법 행위를 막을 조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삼성그룹 총수가 무서워할 정도가 아니다”이라고 반박했다.
또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을 적극적 뇌물로 볼 것인지 수동적 뇌물로 볼 것인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뇌물공여죄 양형기준상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에는 형 감경사유에 해당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말을 사줘라’라는 요구를 받았고,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최서원 씨 측에 승마 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적극적인 뇌물성이 인정됐고 (이 부회장 측이) 계속 허위 주장을 하는 등 양형 가중사유가 다수 존재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응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승마 지원이 부족하다. 삼성은 뭐하냐’는 강한 질책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뇌물공여는 그 액수가 커도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적용이 안돼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만큼 뇌물의 성격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는 있다”며 “형량이 가장 높은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판단을 내린 점도 변호인 입장에서는 희망을 걸어볼 점”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측근 최서원 씨 측에 명마 세 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승마지원 용역대금 등 약 298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89억여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말 3마리의 소유권이 최씨 측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뇌물공여액을 36억여원만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