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9개월 만에 승진

농협중앙회장 절대 신임

관료출신 전임자와 달리

실질적 경영권 행사할듯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NH농협금융이 단일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내부출신 ‘실세’ 회장이 탄생했다. NH농협은행장에서 9개월만에 지주 회장으로 승진하게 된 손병환 회장 내정자다. 정부와의 관계를 위해 관료 출신을 영입해 실권 보다는 상징성만 강했던 이전 회장들과는 결이 다르다. 계열사 전반에 걸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혁신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크다.

22일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손병환 행장은 30년 정통 ‘농협맨’이자 국내 디지털금융 1세대로 꼽힌다. 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쳐 올 3월 농협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농협중앙회 회장이 바뀌면서 전임 이대훈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다. 은행장 9개월만에 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것은 국내 금융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중앙회, 지주, 은행에서 골고루 근무한데다 인사, 기획, 디지털 등을 거쳐 조직에 대한 이해도 및 지향점에 밝다는 평이다. 은행장 재임 불과 9개월이 지났지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휴먼뱅크 도약을 내세운 뒤 에자일조직을 도입하는 등 혁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계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을 통해 은행권 최초로 ‘투자상품 서류상 불완전판매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기반 사업도 추진하며 정부 재난지원금 관련 카드이용 집계 정보를 최초로 판매하기도 했다. 이달 14일에는 비대면 개인종합자산관리(PFM)를 1차 오픈해 디지털과 자산관리(WM)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며 “디지털이나 자산관리(WM) 등 농협은행이 부족했던 부분을 성장시킬 수 있던 것도 그의 강력한 추진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에서 해당 국가를 조금이라도 잘 알기 위해 예약한 한식당을 모두 취소하고, 현지음식을 파는 노포를 찾아다닌 사례만 봐도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교육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지원 중”이라며 “농협은행 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신뢰를 믿는다”고 말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교육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지원 중”이라며 “농협은행 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신뢰를 믿는다”고 말했다.

농업인·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에 나서는 등 농협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앞장서면서도 건전성 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11일까지 정부재난지원금(신용,체크) 유치건수도 266만건수, 점유율 1위다. 그럼에도 올 9월 말 기준 연체비율을 0.26%로 작년말 대비 0.14%포인트 낮아졌고, 충당금 적립율은 140%대로 높아졌다.

그동안 NH농협금융지주는 그 동안 회장이 최고경영자(CEO)임에도 외부출신이어서 사실상의 인사권은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하는 이중 구조를 띄었다. 내부출신 손 회장이 취임하면 실질적 인사권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 내부는 물론 그룹 전반에 회장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회장 취임 이후 손 행장은 은행에서 추진해온 디지털 육성, WM 확대 등을 금융지주 전반을 아울러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행장 겸직 여부는 회장 취임이 확정된 뒤 결정된다. 농협금융의 역할이 확대되고, 조직이 커진 점을 고려할때 행장직은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