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심각한 상황”…3단계 불가피론
전문가 “당장 잡긴 힘들 것” 부정전망
검사 확대 땐 하루 3000명 나올 수도
일상감염 만연…각자가 이동 자제해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1~2차 유행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정부가 최후의 카드로 생각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명을 넘은 데 이어 최악의 경우엔 하루에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현재의 상황을 ‘최대의 위기’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당분간 확산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 스스로가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숨은 감염원’을 빨리 찾아내 확산을 막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루만에 세자릿수로 떨어졌지만…주중 다시 증가 예상=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18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1030명보다는 300명 가량 줄었지만 이는 주말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어 확진자 수는 주중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유지했던 신규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한달새 1000명 선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 세자릿수는 지난달 8일부터 이날까지 37일째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학교, 직장, 각종 소모임 등 ‘일상 감염’에 더해 한동안 잠잠했던 종교시설과 요양원에서도 새로운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데다 바이러스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겨울철로 접어든 터라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특히 지역 사회에 숨어 있는 상당한 ‘잠복 감염’이 아직 많을 것으로 예상돼 주중에 신규 확진자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하루 검사 건수는 2만4731건으로 직전 금요일인 11일(3만8651명)보다 1만3920건 적었지만 검사자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은 2.46%에서 4.16%로 오히려 상승했다. 검사 건수가 줄었음에도 확진자가 더 나온 것은 그만큼 감염이 넓게 퍼져 있다는 의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오늘 나온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또는 열흘 전에 감염된 사람들일텐데 오늘부터 진단검사 수를 확대하면 앞으로 하루 확진자가 1500명에서 3000명까지도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카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꺼내나=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명선까지 넘어서면서 정부도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카드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1000명 안팎의 확산세가 지속되거나 더 거세진다면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긴급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이라며 “중대본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격상을 결단하라”고 주문했다.
3단계는 코로나19의 ‘전국적 대유행’ 속에서 급격한 환자 증가로 인해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험에 직면했을 때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다. 전국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조치로 지자체의 개별적인 단계 하향도 불가능하다. 3단계는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조치로 전국 202만개 시설의 운영이 제한되고 공공서비스 이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 취약계층의 피해는 막대해진다.
▶전문가 “숨은 감염자 많아 3단계 가더라도 확산세는 지속할 것”=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카드를 꺼내더라도 당장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김 교수는 “유럽의 경우 3~4월 락다운과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했는데도 최근 환자가 더 많아지면서 독일은 락다운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며 “3단계가 기존보다 강력한 조치이긴 하지만 식당은 문을 열고 이동제한 조치도 없는 등 완벽한 락다운은 아니기 때문에 강력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감염이 일상 곳곳에 너무 많이 퍼졌다. 국민 각자가 이동을 자제하는 등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2.5단계가 적용된 수도권의 경우 3단계로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도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현재 찾지 못한 확진자들이 많아서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려도 환자 수는 빠르게 줄지 않을 듯하다”며 “따라서 진단검사를 빨리해서 감염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일단 수도권에서 시작하는 선제적 무료검사를 통해 숨은 감염자를 최대한 찾아내 감염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서울역 등 이동량이 많은 지역에 임시진료소 150개를 설치하고 기존의 ‘PCR 검사법’(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 검사법)에 더해 ‘타액 PCR 검사’, ‘신속항원검사’까지 총 3가지 검사법을 모두 동원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을 예정이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