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사재 2390억원 투자 애착 과시

로보틱스사업 통한 시너지 확대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 중심의 신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 대응하는 전략 다변화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큰 그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Untact·비대면)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로봇 산업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 성장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사재 약 239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20%를 확보한 것도 이런 성장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다.

정 회장의 구상도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확장과 계열사 간 시너지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가 추구하는 개방형 협업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2018년부터 자율주행기술과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합작법인 형태로 가야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부품 공급이 가능하다”는 그의 소신과도 맞닿아 있다. 신생 업체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술 개발사를 발굴하고 현지에서 관련 업체들과 다양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우군 확보에 나서는 것도 일관된 행보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18년 미국 ‘오로라’와 자율주행 핵심 기술 협업체계를 구축한 현대차그룹은 같은 해 폭스바겐그룹과 수소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손을 잡는 한편 중국의 ‘바이두’와 커넥티드카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섰다.

2020년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기반 확장이 돋보이는 한해였다.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 가전 및 IT 전시회 ‘CES 2020’에서 ‘우버’와 협력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영국 ‘어라이벌’과 전기차 전용플랫폼 개발을 위한 1억 유로(약 13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도 이런 신사업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수소 생태계 확장도 꾸준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소연료전지차 순위에서 1위를 고수했다.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지만, 현대차와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등 그룹 차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협업 쳬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사업 전 영역에서 높은 시너지 창출하고, 그룹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