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환자 병상 바닥, 확진자 자택 대기도
전문가 “기존 병원에서 병상 확보 및 임시병원도 검토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비마다 ‘병상 부족’ 문제가 고질병처럼 반복되고 있다.
1차·2차 대유행 당시 심각한 병상 부족에 시달렸던 방역당국은 이번에도 부족한 병상을 마련하는데 곤혹을 치루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이미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바닥을 보이고 있고 확진 후 병상이나 치료시설이 없어 자택에서 대기 중인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1년여 동안 병상 부족 문제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기존 병원에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체육관이나 전시장 등 대형 시설을 병원으로 개조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13일 기준 병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5005개 중 현재 확진자가 입원 가능한 병상은 1625개다.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전국 217개 중 179개가 사용 중이어서 입원가능 병상은 38개만 남아 있다. 중증환자 치료병상도 전국 324개 중 입원가능한 병상은 13개인데 이 중 즉시 가용한 병상은 10개로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수는 줄고 있다.
이에 정부는 중환자 병상 287개와 경증·무증상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 4905개를 추가로 마련하는 내용의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을 내놓았다. 중수본은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해 수도권에서 앞으로 20일간 매일 1000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매일 500명씩 격리해제된다는 가정하에 총 1만 명이 입원·입소할 수 있는 병상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했다. 이를 근거로 중환자 치료병상 300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2700개, 생활치료센터 병상 7000개 등 총 1만개의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중환자 병상의 경우 현재 수도권 전체 333개 중 13개만 남아 있는 만큼 287개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은 2280개 병상 가운데 현재 440개가 남아 있어 2260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같은 계획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전문가들이 병상 부족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발 늦은 조치’라고 비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전담 병상을 늘리기 위해 기존 병상을 가져오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처럼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병상 확보와 함께 체육관이나 전시장 등에 임시 병원을 세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의료진 부족이 문제이긴 한데 우선은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병상 확충과 관련해서는 기존 병원을 쓸 수밖에 없다. 공공병원, 군·경찰병원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민간병원 가운데 코로나19 전담병원을 하겠다는 곳도 있는데 기존 환자를 이송하고 시설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