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기준 한달간 3% 차이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에 환노출형 손실 커져
내년도 환율 하락 압력 우세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원·달러 환율이 최근 가파르게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환노출형 상품을 택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에도 달러 약세 전망이 높아지는만큼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환차손도 우려된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헤지형과 환노출형의 한달 수익률은 약 3% 가량 차이난다. 달러 강세를 예상했거나, 환헤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출형을 택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속이 쓰린 성과다.
대표적으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ETF인 ‘코덱스(KODEX) 미국 S&P500선물(H)’, ‘타이거(TIGER) 미국 S&P500선물(H)’은 지난 한달간 5.4%(환헤지형, 기준가격 기준)의 성과를 냈다. 반면 환노출형 상품인 ‘TIGER미국S&P500’, ‘킨덱스(KINDEX)미국S&P500’은 1.8%, 1.9% 수익률을 거두는데 그쳤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같은기간 환노출형은 0.2% 안팎을 기록했으나, 환헤지형은 3%대 중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로 보면 수익률 편차는 더욱 크다. S&P 500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상품이 8%대 성과를 거두는 동안 환노출형은 마이너스(-) 1%대 수익률을 냈다. 환노출 여부만으로 원금손실과 수익 구간이 갈린 셈이다.
이같은 수익률 격차는 가파른 달러 약세에 기인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유지 및 양적완화 스탠스 등으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2년 6개월만에 100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 흐름은 미국 투자상품 뿐 아니라 환노출형 해외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해외펀드의 환노출형·환헤지형 펀드 수익률간 차이는 약 2~3% 수준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환노출형 투자자들이 환손실을 만회키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워낙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 속도 둔화는 기대할 수 있지만 추세 반전이 단 기간 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든-옐런-파월로 이어지는 슈퍼 비둘기 편대 형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대규모 달러공급 확대로 인한 달러약세 심화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며 “내년까지 달러화약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달러약세 폭을 6%로 제시했고, 씨티그룹은 향후 달러화가 20% 가량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환노출형 상품이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환율 흐름이 바뀐다면, 분산투자 측면이나 추가적인 환헤지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환노출형이 유리할 수 있다.
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