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 3% 하락, 투자자 우려
주식에만 돈 몰려… 안전자산 외면
전문가 “증시 거품 우려, 금 투자 유효”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하락기인가, 일시적 조정기인가. 최근 국제 금(金) 가격을 두고 기대감이 엇갈린다. 지난 여름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투자열풍이 불었으나 이후 몸값이 꾸준히 떨어진 상태. 전문가들은 아직 투자 매력이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840달러(4일 기준, 내년 2월 인도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에 3% 가량 떨어졌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등락을 이어갔고 있지만, 큰 틀에선 하락세다. 그나마 지난달 말 1700달러선까지 내려앉았던 금값은 일주일 사이에 소폭 반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달러 가격은 지난달 동반 하락했다. 금-달러는 통상 반대반향으로 움직이는데, 나란히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축소 징후란 해석이 많다. 반면 주식시장으론 돈이 몰리면서 연말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시중은행 자산관리(WM) 창구에선 “금을 팔아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금 현물에 투자했던 고객들로부터 금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섞인 문의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식 등 투자시장을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선반영된 국면으로 해석한다. 백신 등장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증시에 먼저 반영되면서 돈이 몰렸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의 증시 랠리를 백신 기대감에서 비롯된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내년 초에 증시(위험자산)가 조정국면에 진입하면 금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금의 증시는 (각국이) 백신을 이미 다 맞았다는 걸 가정한 듯하다”며 “내년 들어서 실물 경기지표가 기대보다 낮으면 증시 기대감은 눌리고 상반기 금이나 은의 추가 슈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가 내놓을 추가 경기부양책은 금 가격엔 호재다.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금 투자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내년에도 당분간 미국 안팎의 실질금리(물가 상승률 감안한 이자율)는 마이너스 국면에 머무를 수 있다.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은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브레이크이븐레이트(BER)는 1.87%(10년 만기)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유동성을 풀고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내년 초 기대 인플레는 더 커지고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금은 무이자 자산이어서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투자매력이 커진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비과세 되는 금 통장을 조금씩 매수하시라고 추천하고 있다”며 “돈이 (증시로) 너무 몰려서 터지면 결국 안전자산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