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프협회는 1965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 단체이고 설립 초기부터 골프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아마추어와 프로골프를 동시에 관리하다가 1968년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설립하여 프로 골프를 독립시켜준 이후 아마추어 골프대회와 내셔널 타이틀 대회들을 주최하며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한 공로가 크다.우리나라 프로선수들의 비약적인 발전과 골프인구의 대폭적인 증가에 따라서 한국 골프산업의 세계적인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이에 반해 대한골프협회는 그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어서 이를 지켜보는 골프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도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을 가지고 있겠지만 미래를 향해서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사무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회장단이 결정한 방향에 따라서 분주히 움직이지만 연말에 보면 또 다시 제 자리에 남아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회장선거가 중요하다.1965년 대한골프협회가 발족하면서 초대 회장은 두산그룹의 회장이었던 박두병씨였다. 2대부터는 국회의원 김종락, 국회의원 김성곤, 중앙정보부장 김형욱, 청와대 경호실장 박종규 등 막강한 정치적 실세들이 회장을 맡았다. 골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당시 분위기에서 정치적인 거물들에 기대어 협회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시대적인 해결책이었다. 6대 회장으로 삼양통상의 허정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기업인들이 협회를 이끌기 시작했는데, 기업인 회장들은 정계에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협회에 필요한 예산을 후원하는 역할을 했다. 9대 회장에 코오롱의 이동찬회장, 12대에 조선일보 방우영 회장, 14대에 SBS 윤세영 회장, 16대에 현재 회장인 삼양인터내셔널 허광수 회장이 평균 8년 정도 협회를 이끌었다. 세월이 가면서 회장이 협회 운영에 필요한 후원금을 내던 관행은 사라졌다. 그러나 기업인 회장들이 자기의 기업을 경영하면서 협회의 실무를 챙기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회장이 지정한 상근 부회장들이 실질적인 운영의 책임자로서 협회를 경영했다.대한골프협회의 회장 선출은 단 한번도 복수의 후보자가 출마하여 선거를 치룬 적이 없으며, 내부적으로 추대되어 단독 출마한 후 찬반 투표를 했었다. 2020년에 개정된 정관을 보면 단독 출마 시에는 찬반투표도 없이 자동선출 되는 것으로 변경하여 그나마 있던 투표를 없앨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회장 선거는 복수의 후보자들에게 출마의 기회를 주고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비전과 경영 전략을 비교해서 투표하여 선출해야 한다. 새로운 회장은 협회를 경쟁력 있는 기업처럼 경영하여 골프산업 발전을 따라잡아야 한다. 협회 정관에는 회장의 역할을 “회장은 협회를 대표하고 그 업무를 총괄하며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무보수로 일하는 비상근 명예직 회장이 사명감을 가지고 협회 경영에 전력투구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회장은 명예직이 아니라 실무형이어야 하고, 비상근이 아니라 매일 정상 출근하여 업무를 챙겨야 하며, 실적에 따라서 최고의 보수를 받아갈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이어야 한다. 결국 회장의 근무성격에 대한 정관은 개정되어야 마땅하다.회장 선거일은 아직 공고되지 않았지만 12월 말 까지 선출해야 하므로 기일이 촉박하다. 다수의 후보자가 출마할지 아니면 또 단독후보를 추대할 지도 예측이 어렵다. 한국 골프 발전에 관심이 있는 골프팬들은 회장 선거의 후보자들과 선거과정을 지켜보고 2021년에 새로운 회장단과 함께 출발하는 대한골프협회를 응원해 주기 바란다.*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