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법정에서 살인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을 이어가는 한편 "(아이를 가방에 넣는 행위를) 다른 사람이 했다면 (내가)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모(41)씨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성씨는 '다른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는 취지의 재판부 질문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훈육차원이었다지만 친자녀들도 말을 안 들으면 가방에 가뒀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성씨는 "친자녀들을 가방에 가두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상식적이지 않은 이런 일을 알게 됐다면 누구나 구출하려고 하지 않겠느냐"며 "그런데도 피고인이 왜 거꾸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께 충남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 가방 안에 B군이 용변을 보자 성씨는 다시 더 작은 가방에 4시간에 감금해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는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꺼내주지 않고 오히려 가방에 올라가 누르거나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호하지도 않았다.
특히 두번째 가방은 가로 44㎝·세로 60㎝·폭 24㎝가량으로 피해 아동의 몸보다 더 작아 가방 속에서 신체가 밀착되고 꺾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 아동) 어깨 크기가 34㎝였다"며 "가방 사진을 보니 박음질 된 부분이 일부 터졌던데, 감금 과정에서 파손된 것이냐"고 피고인에게 묻기도 했다.
지난 9월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는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죄질보다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 무기징역 구형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은 만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맞서 피고인 측은 "살인 의도가 없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다. 두 번째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