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1t당 1000원 지역자원시설세 추가

지방세법 개정안 여권서 발의 밀어붙일 태세

업계 “석회석 과세 이은 제품 과세는 이중과세

지난 국회서도 타당성 부족으로 폐기” 항변

충북 단양의 한 시멘트공장. [업계 제공]
충북 단양의 한 시멘트공장. [업계 제공]

국가 기간산업의 하나인 시멘트산업에 ‘이중과세의 망령’이 또다시 짙게 드리워졌다.

그 망령은 다름 아닌 ‘지역자원시설세’. 생산된 시멘트 1t당 1000원의 지역자원시설세를 추가 부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이 여당 내에서 최근 발의됐다.

시멘트업계는 주원료인 석회석 채광 시 지역자원시설세를 이미 부과받고 있다. 완제품에 같은 세목을 부과할 경우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같은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돼 소모전을 거듭하다 법리적,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폐기됐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채 이번 국회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재발의된 것이다. 법안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이 대표 발의했다. 시멘트공장이 위치한 강원·충북과는 무관한 지역구다. 법안에 서명한 여당 의원들도 대부분 호남권(송갑석·주철현·김승남·신정훈·윤재갑·서상석 등)이어서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달 중 지방세법 심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생산량 기준 연간 약 506억원의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시멘트수요 급감에 코로나19발 경제위기까지 겹치며 경영상황이 악화된 업계에 엎친데 덮친 격이다.

지역자원시설세 입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와 관련 지자체들의 그간 행보에 대해 안팎에서 무리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60여년 가까이 향토기업군으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시멘트산업의 공은 무시됐다. 대신 지방세수 확대로 당장의 어려움을 무마하려는 지자체들의 욕심만 부각됐다.

법안 내용은 ‘조삼모사’식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대 국회에서는 시멘트공장 주변 시·군에는 지역자원시설세의 30%만 배분하고, 강원도와 충북도가 70%를 가져가기로 돼 있었다. 시멘트업계가 기초단체에 직접 지원액을 늘리면서 오히려 배분세액이 적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발의에는 배분비율을 바꿔 여론을 돌리려고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멘트공장 주변 시·군에 지역자원시설세 배분을 명분으로 삼지만, 시멘트공장이 없는 타지역에서도 세수를 사용해보려는 속셈이 그것이다.

시멘트업계는 지역자원시설세 대신 시멘트공장 시·군 지자체에 직접 지원을 확대한다는 의사를 국회에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

업계는 원재료인 석회석에 이미 지역자원시설세를 납부하는데 시멘트에도 과세하는 것은 명백히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또 여기에 질소산화물배출부과금 등으로 부담금을 내고 있는 만큼 중복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시멘트는 공산품으로, 지하자원 등 특정자원에 과세하는 지역자원시설세의 목적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는 “지역자원시설세 부과 배경으로 주장하는 인근지역 환경영향(외부불경제)은 검증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며 “대법원도 의학전문가의 객관적․과학적인 검증 결과를 토대로 시멘트와 지역주민 건강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최종 판결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입법에 반대한다는 입장. 공산품인 시멘트에도 세금을 부과할 경우 선심성 ‘포퓰리즘 법안’으로 변질돼 대부분의 제조업 모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협회 측은 “60년 동안 지역발전에 노력한 향토기업에게 돌아온 대가가 무리한 세금부담뿐이다.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심각한 내수 침체에 이중과세 부담까지 겹친다면 업계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자칫 고용문제 등 지역경제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