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까지 개관기념전 ‘흙의 숨결’ 展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7일 향년 87세 일기로 타계한 한국의 대표 조각가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성북구 정릉에서 40년 가까이 살았다. 고인의 생애와 함께 정릉 자택(솔샘로 7길 23)은 지난해 성북구가 매입해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인 최만린미술관으로 조성했다.
성북구는 코로나19 상황을 피해 지난달 말에야 겨우 개관식을 마쳤다.
19일 성북구에 따르면 이 공간은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최만린 작가의 삶의 터전이자 수많은 작품을 배태해온 작업실이다.
1970년 정릉동 고급 주택가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2층 양옥 건물을 1988년에 최만린 작가가 리모델링해 입주했다. 성북구가 매입한 뒤에는 EMA건축사 사무소(소장 이은경)의 설계로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시장이지만 기존 건물의 외관, 기본 골격, 이 집의 특징인 나무 계단과 나무 천장 등을 최대한 살려 작가의 흔적을 보존해 특색있다.
이 곳엔 고인이 기증한 시대별 주요 작품 126여 점과 60년 이상 보존된 아카이브 자료가 소장돼 있다.
미술관을 대중에 알리기 위한 개관기념전 ‘흙의 숨결’이 지난달 6일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고인의 작품 조각 33점, 드로잉 6점, 사진, 기록자료, 영상 등을 전시 중이다. 연계 프로젝트로 ‘오픈 아카이브: 꾸며 쓰지 않은 자서전’이 진행 중이다.
1965년 이후 본격적인 추상(抽象) 세계로의 변곡점을 보여주는 그의 초기 작업들은 평생을 마음 농사꾼의 자세로 흙을 어루만지며 살아온 작가의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태 胎’, ‘0’ 시리즈 등 현대 추상 조각 대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 작품들을 나란히 전시한다. 작가가 평생 구하고자 했던 ‘생명에 대한 관심’과 ‘한국 조각의 뿌리 찾기’라는 예술적 목표를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박하면서도 근원적인 재료인 ‘흙’을 통해 평생을 자유롭고 정직하게 작업하고자 했던 고인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있는 기회다.
‘오픈 아카이브: 꾸며 쓰지 않은 자서전’은 고인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직접 수집한 자료 일부를 공개한다. 활동 당시의 사회상이나 미술계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이자, 작가가 삶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미술관은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성북구는 “미술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국현대조각의 전문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술관인 만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