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에볼라 공포증’에 빠진 미국에서 ‘에볼라 발병국 원천 봉쇄’라는 초강수 대책이 논란이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 중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아예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의회 일각에서 높아지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케니 마찬트(공화, 텍사스) 하원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미국 국무부가 에볼라 발병 3개국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해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공화, 텍사스)은 CBS방송에 출연해 “(에볼라 발병국)1만3000명의 입국 비자를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실효성과 국제법 위반 여부, 윤리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었다.
질병 감시 회사인 아셀바이오의 공동창업자 제임스 윌슨은 블룸버그에 출혈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선 “인간의 이동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억제할 수록 더 좋다. 주정부가 솔직한 논의를 해야할 시기”라며 ‘에볼라 발병국 여행 및 입국 금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조치는 “에볼라 퇴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창궐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강력 반대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발병국 경제 타격으로 인해 발병국 정부의 대응 실패 가능성 등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 없이 미국 단독의 여행금지 조치는 “국제법 위반이며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엄청난 문제를 일으켜 전염병을 더욱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널드 베이어 컬럼비아 대학교 공중보건센터 이사 역시 “여행 전면 금지는 격리와 히스테리만 키울 것이며, 위험하고 방해만 될 것”이라고 반대편을 거들었다.
여행 금지 무용론은 과거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조지 부시 집권 당시 미국 정부가 여행금지와 전염병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여행금지가 전염병 확산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중요한 물자와 건강한 개인의 이동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로선 차선책인 공항 검색 강화가 최선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뉴욕 J.F 케네디국제공항은 12일부터 발병국 여행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 총 91명에 대해 발열 여부, 여행지 활동 내용 등 상세한 검문을 실시했다. CDC는 다른 공항으로도 검색 강화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은 14일부터 입국자에 대한 열감지 검사를 도입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러민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발병국서 한달에 1000명꼴로 들어오는 입국자를 모두 테스트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발병 3개국서 오는 탑승객의 89%가 출입국관리소에서 검사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에볼라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영국에 들이닥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는 오는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보건장관 회의를 열고 에볼라의 유럽 확산을 차단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U는 서아프리카에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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