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 주요 인사들

토론 나선 정성구 변호사 파격제안 눈길

사회 맡은 김헌수 교수 마무리 멘트도 돋보여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 보험의 대물 배상 한도가 얼마인지 아세요?”

17일 오전 ‘헤럴드 금융포럼 2020’의 주제발표를 맡은 김은경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빼곡히 앉은 청중 가운데 한명을 상대로 질문을 던졌다.

“잘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안납니다.”

“그것이 정답이에요.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가입한 자동차 보험의 대물배상 한도가 얼마인지 모르죠. 한도가 높다고 아주 비싸지는 건 아닌데, 그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보험소비자들이 보험의 내용을 잘 모른 채 가입하는 현실을 꼬집기 위한 김 처장의 순발력이었다.

김 처장은 교수 출신이어서 발표 경험이 많다. 그래도, 금융소비자보호를 총괄하는 당국책임자에게는 보기 드문 순발력과 재치다. 심지어 처장으로서의 대외 공식 무대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청중들도 이날 행사를 통털어 가장 빛난 인사로 김 처장을 꼽았다.

김 처장의 발표에 한 청중은 “진행이 긴박감 넘친다. (금감원)직원들 쉽지 않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주제발표자 가운데 김 처장이 단연 돋보였다면, 토론자 가운데는 정성구 변호사의 토론이 눈에 띄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을 주제로 열린 2세션 토론에서 정 변호사는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가장 이득을 볼 곳은 바로 기존의 ‘금융기관들’이란 독특한 해석으로 관심을 끌었다.

정 변호사는 “규제는 쌓일 때마다 기존 금융기관이 유리해진다. 신규사업자 진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사실 금소법은 금융업계과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파격적 제안도 내놨다. 피해액 산정이 확정되기도 전에 배상(선지급)부터 나서는 것은 또 다른 분쟁 가능성이 있기에 반대하고, 징벌적 과징금의 수위가 현재 보다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을 위해 정책이 휘청거려서는 안된다고도 꼬집었다.

오후 보험 세션에서는 김헌수(사진) 순천향대 교수의 마무리 멘트가 돋보였다.

김 교수는 “보험산업은 민원이 많다. 오래 관심을 가지면서 축구나 야구 등에서 판정 시비가 많았는데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 이후 다툼이 줄었다”며 “더이상 홈런이냐 세이프 또는 아웃이냐는 논쟁은 사라졌다. 아직 남은 시비 문제는 볼이냐 스트라이크냐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모든 분쟁은 없어지지 않는다. 분쟁은 자연발생적이다. 보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종국에는 소비자 보호가 보험산업 핵심역량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혁신적인 산업변화와 구조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회를 마쳤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