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서 ECC로 사업확장 포석
북미 ‘새 캐시카우 확보’ 발판役
글로벌 화학업체 등과 입찰경쟁
LG그룹과 한화그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가 있는 에너지화학업체 사솔이 보유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에탄크래커센터(ECC·에탄분해설비) 인수전에 참여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전략적투자자(SI)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화학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2조원의 빅딜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사솔의 미국 ECC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사는 약 10조원의 투자금이 들어간 알짜 자산을 인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넘어 ECC 인프라까지 갖춘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세계 최대 에틸렌 생산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레이크찰스 ECC 인수전에는 LG화학·한화솔루션 외에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가, 해외에서는 셰브런필립스(Chevron Phillips), 엑손모빌(ExxonMobil), 라이온델바젤(LyondeBasell) 등 총 6곳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임석정 펀드’로 불리는 SJL파트너스는 아직까진 단독 참여로 보이지만 국내 SI와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에 ECC공장을 세운 롯데케미칼을 제외하고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업체가 레이크찰스 ECC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한화그룹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레이크찰스 ECC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사업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유가 하락, 셰일가스 생산 축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사상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지만 업황이 회복될 경우 회사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한화는 2014년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 ECC 인프라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파트너와의 협상 결렬로 무산된 바 있다. 레이크찰스 ECC 인수전은 자체 설립 대신 지분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인 만큼 오너가 직접 나서 공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조원이라는 대규모 인수자금이 필요함에 따라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FI에 협력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의 올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592억원이다. 입찰경쟁이 붙은 LG화학(2조7974억원)과 비교해 자금력에서 열세다.
IB업계 관계자는 “레이크찰스 ECC는 사솔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알짜 자산이지만 유가 하락으로 사업이 어려워지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지난 4월부터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LG·한화 등은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