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글로벌 인기만큼 샘플링 논란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은 슈가가 ‘어거스트 디’라는 활동명으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 도입부에는 짐 존스가 1977년 연설 내용 중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라는 구절을 삽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짐 존스가1955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창시한 교주로, 1977년 304명의 어린아이를 포함해 총 9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의 사진까지 보여주며 당시의 참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그러면서 슈가의 믹스테이프가 야기한 논란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의 해명을 덧붙였다. 미국 뉴욕포스트, 영국 더타임스 등도 비슷한 보도로 슈가 믹스테이프를 향한 논란에 주목했다.
국내에선 빅히트의 해명으로 샘플링 논란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온라인 상에선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빅히트는 이번 샘플링에 대해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해당 프로듀서가 짐 존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앞서 3일 “스플라이스에서 샘플링을 찾기 위해서는 ‘Vocals: Twisted Religion(왜곡된 종교)’ 샘플팩을 찾아야 한다”며 “해당 샘플팩 설명서에는 ‘왜곡된 종교는 악명 높은 이단(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것을 포함해 다양한 연설, 설교, 집회, 공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샘플팩의 제목에서 ‘왜곡된 종교’로 명시하고 있는 것을 이단으로 의심하지 못하느냐‘는 의문이 나오는 상황이다.
빅히트 측은 앞서 슈가가 이번 일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만 짤막하게 전한 뒤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 슈가의 믹스테이프는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3일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6월 6일 자)에 따르면, 지난 5월 22일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로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는 ‘빌보드 200’ 차트에서 11위를 차지했다. 타이틀곡 ‘대취타’는 ‘핫 100’ 차트에서 76위를 기록했다.
빅히트는 “한국의 솔로 가수 앨범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와 메인 싱글 차트에 함께 진입한 것은 슈가가 처음”이며,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기록도 한국 솔로 가수 중 최고 순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한 믹스테이프임에도 전 세계 팬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다. 방탄소년단과 슈가의 행보는 가는 곳이 길이며, 지나온 곳이 기록이다. 이는 이들의 행보가 전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그러한 위치에 있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이번 사태를 맞으며 방탄소년단과 슈가의 글로벌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감이 더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소위 3B(BTS, 봉준호, 아기상어)로 불리며 대중문화 국위선양의 주역으로 선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상대로 콘텐츠를 선보이는 만큼 각 나라의 역사, 문화, 사회 등 모든 문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검증 없이 콘텐츠의 소스로 가져온 것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준다. 빅히트의 해명처럼 회사나 프로듀서, 슈가 본인이 짐 존스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방탄소년단의 위치를 감안한다면 무지 역시 참담하게 받아들이며 이번 일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