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코어타임 건의에 사측 검토 시사
SK그룹 일부선 이미 주 4일 근무제 시행중
포스트 코로나 이후 전산업으로 확산 전망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SK하이닉스가 집중근무시간(이하 코어타임·core time) 폐지를 검토하며 ‘주 4일 근무제도’의 길이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가 확산됨에 따라 산업계 전반으로 주 4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집중근무시간이 폐지되면 주 4일 근무가 가능해진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점심시간을 포함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집중근무시간을 정하고, 전 직원이 필수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주 40시간 제도와 집중근무시간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주 40시간 법적근무시간을 채웠음에도 집중근로시간을 지키기 위해 회사에 출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자 2018년부터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회사 측에 집중근로제 폐지를 건의해왔다. SK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오전 오후 3시간 회사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했기 때문에 주 40시간을 근무했더라도 집중근무시간을 피하기 위해 금요일에 휴가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집중근로제 폐지로 SK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주 4일 근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는 지난해 5월부터 격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2018년 말부터 격주의 주 4일 근무를 시범 운영한 뒤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전사적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생산직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주 4일 근무가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파일럿 구성 등 연구를 통해 현장 상황에 맞게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현장 생산직에 코어타임 폐지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코어타임제 개선과 주4일제 도입은 별개”라며 “반도체 업종 특성상 주 4일 근무를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주 4일 근무제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재계에서 전사적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한 곳은 드물다. 삼성전자가 최근 주 4일 근무를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육아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을 위해 4월과 5월 두 달간 한시적으로만 시행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0시간 이상 일하면 부서장 승인을 거쳐 금요일 하루는 휴무를 신청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과거의 물량중심의 근로시간 제도로는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과감하게 생산성 중심의 근로시간 체제로 변화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